[단독] 김동연 “청와대, 최저임금 관련 대통령 보고 막았다”

“포퓰리즘 공약 수정할 상대와 대화 가능”
“내 주장 따랐다면 최저임금 1만원 됐을 것”
“15년 보유·10년 거주 1주택자 종부세 제외”

김동연 새로운 물결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영등포구의 선거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는 24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막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려 했더니 청와대에서 차단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어 “(그래서 내가) 해당 청와대 인사에게 ‘당신, 나한테 사기 쳤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의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김 후보는 인터뷰에서 문재인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일했을 당시 있었던 일들을 설명했다.

김 후보는 “내가 하려던 대로 했더라면 최저임금은 올해 1만원을 달성했을 것이고, 내 주장에 따라 시장을 존중하면서 공급을 확대했다면 부동산 가격도 이렇게 폭등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 후보는 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후보 단일화·연대론과 관련해 “현재의 정치판을 바꾸기 위해 꿋꿋이 가겠다”면서도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가를 위해 희생할 수 있고, 선심성 포퓰리즘 공약을 수정하는데 진정성을 보인다면 모든 걸 같이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서울 종로·서초 보궐선거 출마설이나 6월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설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제부총리로서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청와대와 충돌했다고 하셨는데.

“1년 6개월과 하루를 경제부총리로 지냈는데, 임기 내내 청와대와 충돌했다.

제일 크게 충돌했던 것은 문재인정부의 두 번째 최저임금 인상 때였다.

첫해에 16.4%를 올리고, 다음해에 10.9%를 올렸는데, 두 번 다 강하게 반대 의견을 냈다. 청와대 참모들과 아주 심하게, 고성이 여러 번 오갈 정도로 싸웠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두 자릿수를 넘기면 우선 고용에 심각한 위험이 있을 것이고, 시장에 정부가 굉장히 반기업적·반시장적이라는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통령께 직접 보고하겠다고 했다.”

-대통령 ‘직보’는 성사됐나.

“제가 생각했던 복안이 있어 대통령께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결국 대통령 직보는 차단됐다.

대통령 보고 전에 청와대 정책실장·경제수석·일자리수석과 경제부총리·고용노동부장관·국무조정실장이 3대 3으로 의견을 조율하기로 했지만, 이것도 나중에 거절됐다.

그래서 대통령께 직접 보고하겠다고 하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더니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서 해당 청와대 인사에게 ‘당신 나한테 사기 쳤다’라고까지 얘기했다.”

-복안은 무엇이었나.

“문 대통령 공약이었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은 불가능하니 포기하고 사과하되, 임기 내인 2022년 달성을 선언하자고 했다. 시장의 수용성을 감안하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거절 당했다. (당시 청와대 인사들은) 관료에 포획되지 않기 위해 정권 초기에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결과적으로 2022년까지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달성하지 못했다.

나의 복안은 6% 인상이었다. 만약 내가 얘기했던 대로 했다면 올해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했을 것이다.

부동산 문제도 마찬가지다. 정치이념이 강조된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가서는 안 되고, 시장 기능을 존중하면서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 주장대로 했다면 부동산 가격이 지금처럼 폭등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김동연 새로운 물결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영등포구의 선거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집권 1년 이내에 부동산 심리를 안정시키겠다고 했다.

“이재명 윤석열 후보가 얘기하는 250만호, 300만호 공급 방안은 입주까지 8~10년이 걸린다.

임기 내에 그만큼의 집을 짓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결국 거짓말이 될 것이다. 계획에서 입주까지 5년 이내로 단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공부지와 일부 보존가치가 떨어지는 그린벨트를 해제해 주택을 공급할 것이다.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과 다주택자에게 2년간 양도세 중과를 유예해 물량이 시장에 공급되도록 하겠다.

특히 1주택자에는 대출 규제를 대폭 낮추고, 금리도 기준금리 수준으로 20~30년의 장기 대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

최근 이재명 후보가 양도세 한시적 중과유예를 얘기했는데, 내가 4년 전 한 얘기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얘기는 내가 얘기했던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는 식이다. 양당 대선 후보의 공약 중에 그런 것이 너무 많다.”

-보유세 인하도 언급했는데.

“1주택자에 대해서는 15년 보유, 10년 거주를 기준으로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면제하겠다.

종부세 과세 기준도 현재 공시가격 11억원에서 15억원으로 높이겠다. 시세로는 20억원쯤 된다.

또 일정한 소득이 없는 노년층에게는 주택 매도시까지 종부세 과세를 이연하겠다.”

-여권에서 계속 김 후보와의 단일화가 언급되는데.

“지금으로선 대한민국 정치판을 바꾸는 이 길을 꿋꿋이 가겠다.

다만 권력구조 개편 문제에 있어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가를 위해 희생할 수 있다는 의지가 있고, 선심성 포퓰리즘 공약을 수정할 수 있다는 진정성을 보인다면 다른 후보와도 모든 것을 같이 논의할 용의가 있다.

거대 정당의 후보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 내놓은 수많은 선심성 공약을 다 합치면 얼마의 돈이 들어가는지 도대체 계산은 한번 해 봤느냐고.”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서울 종로·서초 보궐선거 출마가 거론된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대통령 후보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대선 후 서울시장 후보로도 거론되는데.

“재작년 연말에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쪽으로부터 세게 제안을 받았다. 박영선 전 중기벤처부 장관이 3번 찾아왔고, 국민의힘도 간접적으로 세게 제안했지만 거절했다.

저는 대통령 예비후보로서 현재의 대한민국 정치판을 깨기 위해 나왔기 때문에 3월 9일 대선을 준비하는 것 이외 다른 여념이 없다.

지금 한국 정치판을 깨는 시도를 하지 않으면 다음에는 그런 시도가 없어지거나 힘을 받지 못하고, 거대 양당 구조의 철옹성이 더 단단해질 것이다.

나는 ‘옳은 길’과 ‘쉬운 길’ 중에 ‘옳은 길’을 택한 것이다.”


김동연 새로운 물결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영등포구의 선거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추경을 놓고 정쟁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 예산 중 30조원을 구조조정하고, 부족하면 국채를 발행하자고 했다.

예산 구조조정은 국회의원의 지역구 예산에서 하자고 했다. 국회의원들이 (예산 편성 과정에서) 말로는 소상공인 지원하자면서 내심 지역구 예산을 챙겼다.

국채 발행분은 내년도 예산 증가분으로 상환하면 된다. 그러면 재정 건전성을 해치지 않을 수 있다.”

-소상공인 피해보상은 얼마나 해야 하나.

“당연히 선지원 후정산 해야 하고, 100%+알파를 해야 한다.

오미크론 확산 추세를 보면 100% 손실보상에 조금 더 한다는 생각으로 충분하게 해야 한다.

지금 찔끔찔끔 지원하면 나중에 더 큰 재원의 소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재정 당국과는 반대입장 아닌가.

“2008년 국제금융위기 때 이렇게 보상한 바 있다. 당시 나는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이었다.

지금 재정 당국은 빛을 내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인데, 국회의원 지역구 예산에서 30조원 조정하고, 국채 발행분은 내년에 상환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내 방식대로 하면 재정에 부담이 없다.

이재명 후보는 기재부 공무원이 책상머리에서 (안 된다고) 얘기한다고 비판하지만, 50조원, 100조원 빚내자고 하면 어떤 공무원이 움직이겠나.”

-이재명 윤석열 후보 공약을 공히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는 소득 5만불, 경제 5대 강국, 코스피 5000시대를 약속했다. 국가 주도 투자에 의한 성장의 견인을 얘기했는데, 이것은 전통적으로 보수가 내세웠던 주장이다.

윤석열 후보는 임대료를 3분의 1 깎아주고, 출산한 부모에게 월 100만원씩 지급하겠다고 했는데, 이건 정부의 시장 개입을 지향하는 진보가 주장했던 내용이다.

두 후보는 자기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 대한민국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비전 없이 그저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 공약만 지금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니 두 후보가 서로 이름을 바꾸는 것이 낫겠다고 얘기한 것이다.”

-연금개혁을 약속했는데, 국민적 동의를 받을 수 있나.

“(국민 동의를) 받아야 한다. 국민연금 개혁은 우선 재정의 역할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보험료를 올리는 수밖에 없다.

정부가 솔직하게 미래세대가 짊어질 부담까지 얘기하면서 정부가 최대한 허리를 졸라매 재정을 적극 부담하겠다고 설명해야 한다. 정부가 먼저 뼈를 깎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보험료 인상에 대한 장기적 계획을 국민에게 제시하며 설득해야 한다.

여기에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을 패키지로 묶어 사회적 합의를 얻어내야 한다.”

김동연 새로운 물결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영등포구의 선거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지지율이 여전히 답보 상태다.

“인지도가 낮은 것이 가장 어려운 문제다. 방송에 나갔더니 나보고 ‘지지율 빼고는 다 갖춘 후보’ ‘저평가된 우량주’라고 하더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토론에 나가려면 지지율 5%를 달성해야 하는데, 그것이 제일 큰 숙제다.”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에서 경선을 치렀다면 훨씬 수월했을 텐데

“거대 양당으로부터 모두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우리 정치의 구조적 문제인 틀을 깨기 위해 힘든 길인 줄 알면서도 옳은 길을 택했다. 쉬운 길에 올랐다면 꽃가마를 탔거나 숟가락을 얹어 퍼먹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양당의 기득권 틀을 깨려는 시도를 해야만 한다. 부딪히는 시도를 계속해야 언젠가 성문이 깨지지 않겠나.”

-지지율이 낮으니 사표론도 고개를 든다.

“그렇지 않다. 강고한 정치 기득권의 틀을 깨기 위해서라도 국민께서 목소리를 내주셔야 한다.

김동연을 찍으면 사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정치세력 교체를 위한 한 표가 된다고 생각해달라.”

최승욱 박재현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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