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 믿어” 코로나 걸린 딸에 구충제 먹인 美아빠

생후 6개월 딸 구토·호흡 곤란 증상에 응급실행


미국의 한 남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음모론자들의 조언을 듣고 코로나19에 걸린 딸에게 구충제 약을 먹여 아기가 응급실에 실려 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 미국 남성이 극우 음모론 추종 집단인 큐어넌(QAnon) 회원의 조언에 따라 생후 6개월 딸에게 구충제 약을 먹였다고 지난 24일(현지시간) 외신들이 보도했다. 구충제 약을 먹은 딸은 구토와 함께 호흡 곤란 증상을 보여 응급실에 실려 간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에 따르면 제이슨의 아내가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인 지 1주일 만에 생후 6개월 된 딸 루비도 코로나19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큐어넌 음모론을 믿고 있던 제이슨은 텔레그램 창에 ‘구충제를 유아에게 투여하는 것이 안전한지’를 물었다. 이에 자신을 코로나19 전문가라고 소개한 사람이 “아이에게 아스피린을 먹여 열을 내리게 한 후, 구충제 이버멕틴을 투여하라”면서 “코로나는 단순한 감기인데, 이를 과장해 우리 사회가 혼란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제이슨은 이들의 충고를 듣고 루비에게 구충제를 투여했고, 몇 분 지나지 않아 루비는 구토와 함께 피부색이 파랗게 질리는 등 상태가 위독해졌다.

이에 제이슨은 “아기가 토했는데 흔한 부작용이냐”라고 물으면서 “아이가 파랗게 질렸다”고 루비의 상태를 전했다. 그러자 채팅창에 함께 있던 사람들은 “아이가 파랗게 질린 것은 산소 농도가 낮기 때문”이라면서 “망설이지 말고 응급실에 바로 가야 아이를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이슨은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곧바로 딸을 병원에 데려갔다. 이후 그는 채팅창에 “응급실 의사들이 루비를 돌보고 있다”며 “루비가 죽을 줄로만 알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루비의 목숨은 신의 뜻에 달렸다. 루비를 위해 기도하겠다”면서 “모두의 조언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코로나19 팬데믹 조작설과 마스크 및 백신 무용론을 주장한 극우 세력 큐어넌 회원들은 “코로나19는 존재하지 않는 바이러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런 가설을 토대로 집에서 ‘감기’ 증상을 치료하는 팁을 공유하기도 했다.

구충제 이버멕틴. 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 및 예방용으로 구충제인 ‘이버멕틴’을 복용한 뒤 입원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지난 8월 이버멕틴의 복용 중단을 촉구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4월 6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이버멕틴’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박채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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