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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이 중헌디’ 오티즈는 되고 본즈는 떨어진 MLB 명예의 전당

로저 클레멘스, 새미 소사, 커트 실링 모두 최종 고배


‘빅파피’ 데이빗 오티즈가 첫 도전 만에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반면 올해가 마지막 투표였던 배리 본즈, 로저 클레멘스 등 쟁쟁한 레전드들은 10년 연속 고배를 마셨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가 26일 발표한 2022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 데이비드 오티즈는 77.9%를 득표해 명예의 전당 입성 기준(75%)를 넘겼다. 투표 첫 턴에 입회에 성공하며 역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4번째 명예의 전당 멤버가 됐다.

오티즈는 199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년간 활약하며 통산 2408경기 타율 0.286 출루율 0.380 장타율 0.552 541홈런 1768타점을 기록했다. 2003년 보스턴으로 이적한 뒤 3번의 월드시리즈 우승과 10번의 올스타, 7번의 실버슬러거를 차지했다. 특히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MVP에 선정되는 등 혁혁한 활약으로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밤비노의 저주’를 깨는데 앞장 선 오티즈는 2013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MVP를 수상하며 클러치 히터의 대명사이자 보스턴의 상징인 ‘빅파피’라는 애칭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2003년 비공개 조사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사실이 2009년 뒤늦게 알려지며 오티즈 역시 금지약물 복용선수에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명예의 전당 입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이후 은퇴 시까지 수십 차례의 도핑 테스트에서 음성 반응이 나오면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대한 여론이 형성됐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가 ‘2003년 당시 최소 10건의 잘못된 양성 반응이 있었고 오티즈가 그중 하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발언을 남겼고,동료들의 증언을 비롯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잘못된 조사의 피해자일지 모른다는 시각도 있었다. 이를 입증하듯 이번 투표에서도 유일하게 입회에 성공했다.

반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 타자로 꼽히는 본즈, 사이영상 최다 수상자인 클레멘스는 명예의 전당 입성이 끝내 좌절됐다. 명예의 전당 투표는 후보에 오르고 10년이 지나면 명단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두 선수 역시 금지약물 논란이 번번이 발목을 잡았다. 사전 집계에서 75%를 넘겨 실낱 같은 희망을 남겨뒀으나 개표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메이저리그 통산 354승을 거두며 7차례나 사이영상에 선정됐던 클레멘스는 트위터를 통해 “나와 내 가족은 명예의 전당을 10년 전에 잊었다”며 “투표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지만 이제 이 책을 덮고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에 초점을 맞출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빅게임 피처’ 커트 실링, 마크 맥과이어와의 홈런 경쟁으로 유명한 통산 609홈런의 거포 새미 소사 역시 마지막 10년 차에도 입회에 실패했다. 특히 실링은 동성애자, 무슬림 비하 등으로 야구계에서 미운털이 박히며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50%대 득표율로 도전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밖에 오티즈와 함께 첫 투표 대상자로 올랐던 유격수 레전드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34.3%의 지지를 받아 후보 명단에 잔류했다. 로드리게스 역시 금지약물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지만 성적만 놓고 봤을 때는 오티즈보다 오히려 한 급 위의 선수로 평가 받는다. 본즈나 클레멘스의 사례처럼 로드리게스도 매년 명예의 전당 투표 시즌마다 입길에 오르내리며 지난한 도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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