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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시작부터 군소후보 이미지 되면…” 양자토론 제동 이유는

법원 “안철수 지지율 5% 월등히 초과”
첫 대선 방송 토론회인 점도 강조
“배제될 경우 첫 토론부터 군소후보 이미지 굳어져”

왼쪽 사진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연합뉴스

법원은 지상파 방송 3사의 ‘대선후보 양자토론’에 제동을 걸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평균 지지율이 5%를 월등히 초과했다”고 밝혔다. 지지율이 공직선거법상 법정토론회 초청 대상 기준을 넘는 점을 고려할 때 안 후보를 배제한 방송토론회는 합리적이지 않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이번 토론회가 첫 방송토론회라는 점도 강조하면서 “안 후보가 배제될 경우 시작부터 군소후보 이미지가 굳어지게 돼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 명백하다”고도 밝혔다.

서울서부지법 민사21부(수석부장판사 박병태)는 26일 안 후보 측이 KBS·MBC·SBS를 상대로 낸 토론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안 후보를 제외한 채 오는 30일 또는 31일로 예정된 토론회를 실시‧방송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법원 판단은 방송 토론회의 막대한 영향력을 고려할 때 합리적 기준 없이 후보자를 제외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서울서부지법은 공직선거법에서 법정 토론회 초청 대상자로 ▲ 국회 5인 이상 소속 의원을 가진 정당의 후보자 ▲ 직전 비례대표 선거에서 3% 이상을 받은 정당의 후보자 ▲ 선거 기간 개시일 전 한 달간 평균 지지율이 5% 이상인 후보자 등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을 언급했다.

언론기관 주관 토론회에 이런 기준을 지켜야 한다고 법적으로 규정돼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법원은 방송사의 재량에도 일정한 한계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회의 개최시점 및 영향력과 파급효과, 정치 현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안 후보의 평균 지지율이 13.175%에 이르고 공직선거법상 기준인 평균 지지율 5%를 월등히 초과한다고 했다. 안 후보가 전국적으로 국민 관심 대상이 되는 후보자임이 명백하고, 선거비용을 보전 받을 가능성도 있는 후보자임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방송 3사는 소송에서 국민의 알권리와 효율적 토론을 위한 기획의도가 있는 경우 양자토론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번 토론이 첫 대선후보 초청 토론 방송인 점, 국민적 관심도가 높고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안 후보가 이번 토론회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 첫 방송토론회 시작부터 군소후보 이미지가 굳어져 향후 선거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 명백하다고 했다. 향후 법정토론회가 실시된다고 해도 법정토론회는 대통령선거일로부터 불과 2주 이내에 불과해 안 후보가 정책을 자세히 알리고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에는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토론회에 대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측도 방송 3사를 상대로 서울남부지법에 가처분을 낸 상태다. 이 가처분 결정도 이르면 이날 중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당은 국회 의석수가 6석이라 심 후보는 공직선거법상 토론 참석 기준을 충족한다.

정의당은 서울서부지법의 결정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밝히고 “다자토론으로 즉각 전환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법원의 결정에 “한마디로 사필귀정”이라며 “4자 토론을 즉시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지금이라도 다자토론을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선대본부도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은 다자 토론도 관계없다. 여야 협상을 개시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지난 2007년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등이 토론회 초청 기준이 불합리하다며 방송사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의 판단과도 유사한 취지다. 당시 서울남부지법은 “초청 대상자를 최근 여론조사 결과 평균 지지율 10% 이상인 후보로만 한정한 것은 정당성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했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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