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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투기 추락 보름만에 공군기지 바로 옆 고밀개발 추진

국토부, 수원 공군기지 1㎞ 거리 고색역 도심 복합사업 후보지 선정

11일 전투기 추락사고 보름 뒤 발표 논란
수원기지 이전 결론 안 나
주택 공급 늘리려 김포공항 등 공항 주변 개발
“공군기지·공항 주변 개발 안전 대책 우선돼야”


정부가 경기도 수원 공군기지에서 불과 1㎞ 거리에 고층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오랜 기간 고도제한구역에 묶여 개발이 안 된 지역을 개발하고 주택 공급도 늘린다는 취지지만, 최근 주택가 인근에 공군 전투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난 지 불과 2주일밖에 안 된 상황에서 안전 불감증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국토교통부는 수원 고색역(수인선) 인근 등 수도권 11개 지역을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8차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후보지 가운데 면적이 10만7000㎡로 가장 넓은 고색역 인근 지역은 그동안 공군기지 인근 지역이라는 이유로 고도제한구역에 묶여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던 곳이다. 수원산업단지 인근이라 이 지역에 주택을 공급하면 ‘직주근접(직장과 주거지가 가깝다는 의미)’ 측면에서 이점이 크다. 국토부는 “주택을 공급하고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등 기반시설 정비를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라며 “고색역 일대가 지역 생활권의 거점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곳이 공군기지와 직선 거리상 채 1㎞ 안팎의 인접 지역이라는 점이다.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은 역세권, 저층주거지 토지 소유주들이 민간 개발 대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에 개발을 맡기면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용적률을 최대 700%까지 완화해주는 방식이다.

공군기지 인근 고층 아파트 개발은 안전성 논란이 불가피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공군기지 인근인 점을 고려해서 용적률을 모의 계산했다. 용적률을 너무 높게 하지 않아도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발생한 전투기 추락 사고 역시 추락 지점이 민가에서 불과 100m 거리에 불과했다. 도시가 팽창하면서 과거에는 변두리였던 공군기지 인근 지역의 안전과 소음 문제도 급부상하고 있다. 수원 공군기지를 경기도 화성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지자체와 군 당국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지만, 대상 지역 주민의 반발로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최근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도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경쟁적으로 발표하면서 공군기지뿐 아니라 공항 주변 개발도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김포공항 주변 공공택지를 개발해 8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명예교수는 “주택 공급도 중요하지만, 공군기지나 공항 인근 지역은 안전이나 소음 문제에 대한 대책까지 고려하고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고색역 외에도 용산구 효창공원앞역 등 서울 시내 9개 지역도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로 포함했다. 후보지 중 주택 공급 물량이 가장 많은 효창공원앞역은 서울 중심지에 있는 데다 6호선과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지역이라 사업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태릉골프장 사업계획 변경에 따른 대체부지로 발굴된 서울 노원구 수락산역 인근에도 고밀 개발이 추진된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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