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피 말리는 밤… 파월 ‘매의 발톱’ 꺼낼까

FOMC 정례회의 27일 새벽 종료
파월 기자회견 오전 3시30분 예정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해 7월 16일(한국시간)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청문회에서 질의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초반 세계 증시의 방향을 결정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입이 마침내 열린다. 연준 산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올해 첫 번째 정례회의를 종료하는 27일(한국시간) 오전 3시 성명을 발표한다. 성명 내용을 해설할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은 오전 3시30분으로 예정돼 있다.

FOMC 성명과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연준의 통화 정책 방향이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FOMC 구성원은 이미 10여일 동안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을 거쳐 26일 새벽 정례회의를 시작했다. 증권가와 ‘개미’(국내외 주식 투자자)에게 이날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심야의 반나절은 피를 말리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의 가장 최근 발언은 지난 12일 상원 금융위원회에서 나왔다.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을 받고 연임을 위한 마지막 단계로 인준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였다. 당시 파월 의장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길게 유지되고, 금리를 더 많이 인상해야 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 한 마디가 금리 인상 전망을 뒤집었다. 당초 월스트리트에서 3차례로 지목됐던 올해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은 4차례 이상으로 무게중심이 넘어갔다.

연준은 ‘코로나 불황’ 극복을 목적으로 2020년부터 양적완화를 단행했지만 곧바로 찾아온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긴축 기조로 방향을 틀었다. 인플레이션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까지 흔드는 악재로 꼽힌다.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파월 의장은 인준 청문회에서 “물가를 안정하지 않고서는 최대 고용을 유지할 수 없다. 인플레이션 억제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의 강경한 긴축 기조에 쐐기를 박은 건 이틀 뒤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 지명자의 입에서 나온 발언이다. 브레이너드 지명자는 지난 14일 상원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우리의 강력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말했다. 브레이너드 지명자는 한때 ‘비둘기파’로 불렸던 인물이다. 그의 ‘매파’적 발언은 나스닥종합지수를 하루 만에 2%포인트 이상 끌어내릴 만큼 강력했다.

파월 의장과 브레이너드 지명자를 통해 확인된 연준의 긴축 기조는 증시를 직격했다. 금리에 영향을 받는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시장은 그야말로 폭격을 맞았다.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11월 23일 장에서 1만6212.23을 찍어 사상 최고치에 도달한 뒤 하락세를 꺾지 못했다. 이날 오전 6시 본장을 1만3539.30으로 마감하면서 고점 대비 낙폭은 16.49%까지 늘어났다. 월스트리트에선 52주 고점 대비 10%포인트 넘게 하락한 장세를 기술적 조정 국면으로 판단한다.

연준에서 테이퍼링에 이어 시행될 두 번째 ‘긴축 카드’는 금리 인상이다. 금리 인상의 시작 시점, 인상률, 올해 중 시행될 횟수가 증시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가장 부정적인 의견으로 테이퍼링 1월 종료, 올해 중 6~7차례 금리 인상, 첫 인상률 0.5%포인트, 상반기 양적긴축 돌입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지난 14일 실적을 발표한 뒤 사견을 전제로 “금리 인상이 4회 이상 있을 것”이라며 “6회나 7회가 단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FOMC 정례회의에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연준의 양적긴축에 대한 힌트다. 월스트리트 전문가들 사이에선 올해 중순부터 대차대조표 축소가 시작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파월 의장은 인준 청문회에서 “올 하반기 어느 시점에 대차대조표 축소를 허용하기 시작할 것”이라고만 말했을 뿐 구체적인 일정을 지목하지 않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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