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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진정될 거라는데…방역패스 ‘집단 소송’ 전국화

방역패스 지방 소송, 대구 이어 인천도
전국적 소송·광화문 집회 예고
방역정책 혼선 우려도 커져

국민일보DB

방역패스(백신접종증명·음성확인제) 해제를 요구하는 집단 소송이 지방까지 확산하고 있다. 이번엔 인천이다. 법원이 서울시의 청소년 방역패스와 마트·백화점에 대한 방역패스를 집행정지하는 판결을 내리자 직접 소송을 제기하는 방식의 반발 기류가 거세진 정황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방역 조치에 맞서는 소송이 늘어나면 ‘누더기 방역’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정부는 집단 소송 움직임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전국적인 시민 소송이 예고되며 방역패스를 둘러싼 논란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대구 이어 인천까지… 집행정지 소송 전국화 예고

백신패스반대국민소송연합·전국학부모단체연합은 26일 인천지법에 인천시장을 상대로 방역패스 처분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소송을 제기한 80명은 본안 소송과 함께 방역패스 관련 행정처분의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법원에 제출했다.

이들은 인천 지역 유흥시설,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목욕탕, 식당·카페, PC방 등 시설에 적용되는 방역패스의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12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방역패스를 확대 적용하는 조치의 효력도 정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신청인 중 일부는 “알레르기 반응이나 백신 접종 후유증 등으로 백신 접종에 어려움이 있으나 방역패스 시행으로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소년 방역패스는 오는 3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청소년들이 방역패스 적용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하려면 내달 초에는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 지역 청소년 방역패스가 법원 판결로 효력이 정지된 상태여서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 예정일인 3월 1일까지 혼선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소송은 방역패스가 지역별로 다르게 적용되며 지역 간 형평성 문제로 번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앞서 이들은 서울시장을 상대로도 방역패스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냈었다. 인천에 이어 전국 광역단체장을 상대로 비슷한 소송을 이어갈 계획이다.

단체는 “문재인 정권의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이 법원에서 국민과 청소년에 대한 반인권적인 방역패스가 자신들의 행위가 아니라며 ‘유체이탈’ 화법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전국적인 시민 소송과 서울 광화문 반대 집회로 방역패스라는 인권유린 정책을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방자지단체를 상대로 한 소송은 대구에서도 있었다. 지난해 서울행정법원에 방역패스 반대 소송을 낸 조두형 영남대 의대교수를 비롯해 지역 청소년과 학부모 등 309명은 지난 24일 대구지법에 방역패스 반대 소송을 제기했다.

방역 정책 혼선 우려도

다만 방역 전문가들은 불만이 제기되는 부분만 놓고 소송을 제기하면 방역 정책에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감염 위험도 커질 수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만일 당사자들이 정부 측 손을 들어주거나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만 인용한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고하면 논란은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백신과 관련한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며 신뢰를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각 지자체에서 소송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방역패스는 물론, 영업시간 제한 등의 효과에 대해서도 근거로 제시할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들어놔야 한다”며 “정부를 불신하기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소송을 남발하게 될 텐데 이는 아주 큰 (사회적) 낭비”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과학적 근거와 소통이 중요하다”면서 “정부는 청소년 확진자가 급증한 이후에 조사한 접종 이득 연구 결과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 “방역패스 범위 조정 후 변화 있어”

정부는 각종 소송을 제기하며 방역패스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18일부터 학원, 독서실·스터디카페, 도서관, 박물관·미술관·과학관, 영화관·공연장, 대형마트·백화점 등 6가지 시설에 대한 방역패스를 해제한 것도 그 일환이라는 것. 방역패스에 반대하는 여론을 고려해 적용 범위를 조정했다는 얘기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전날인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저희가 방역패스 대상 범위를 조정한 이후 신청인들이 집행정지 자체를 취하하는 등 변화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18일 당시 방역패스와 관련해 총 6건의 행정소송과 4건의 헌법소원에 대응하고 있었는데, 이 중 일부가 취하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6건의 소송이 법원에 계류 중이었는데, (방역패스 범위 조정 이후 취하된 소송 외) 다른 소송 건들에 대해서도 취하가 되든지, 각하가 되는 등의 조정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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