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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키트 신속항원검사, 감염 80% 놓칠 수 있다

정부 29일부터 선별진료소에 공급

진단검사의학회 “무증상 선별검사로 부적합”

의료인 시행해도 정확도 50%미만, 자가는 20% 안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주도하는 5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정부가 오는 29일부터 전국 256개 선별진료소에 자가검사키트를 공급해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설 연휴 이후인 다음 달 3일부터는 전국의 동네 병의원들도 코로나19 검사 및 진단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26일 무증상자에 대한 선별검사로 자가 신속항원검사를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학회 “현시점에선 PCR 더 확대해야”
학회는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무증상자에게 성능이 우수하지 못한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한 신속항원검사가 아닌, 성능이 우수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더 적극 시행하고 의료인이 하는 항원검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회는 정부가 신속항원검사 사용의 근거로 검사의 성능 가운데 ‘높은 음성 예측도’라는 개념을 내세운데 대해 “음성 예측도는 특정 검사법에서 코로나 검사 결과가 음성일 경우 그 사람이 실제로 환자가 아닐 확률로, 질병의 유병률에 따라 달라진다. 유병률이 낮은 상황에서는 성능이 나쁜 검사법을 쓰더라도 대부분의 검사 대상자가 감염자가 아닌 탓에 음성 예측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증상자 선별검사에서 요구되는 중요한 성능은 음성 예측도가 아니라 최대한 감염 환자를 많이 찾을 수 있는 ‘높은 민감도’”라면서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의료인이 시행해도 50% 미만, 자가로 검사하면 20% 미만”이라고 덧붙였다.

학회는 국내에서 허가된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가 41.5%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했다. 절반 이상은 감염됐는데도 위음성(가짜 음성)이 나온다는 뜻이다.
서울대병원 연구 결과에서도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17.5%였다. 신속항원검사는 PCR보다 적어도 1000~1만배 이상 바이러스 배출이 많아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학회는 밝혔다.

특히 감염 초기에는 항원검사의 민감도가 매우 낮으며 바이러스가 많이 배출되는 증상 발현 시점부터 1주일 이내에 항원검사를 사용해야만 민감도가 높다.

학회는 “따라서 신속항원검사를 무증상자에게 전면적으로 도입할 경우 감염 초기 환자는 ‘위음성’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위음성 환자를 격리할 수 없어 오히려 감염을 확산시킬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오미크론에 대한 미국 연구결과 역시 같은 결론을 뒷받침한다. 연구에 따르면 신속항원검사는 오미크론 감염 초기 1~3일 동안 감염력이 있는 대부분의 환자를 놓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월렌스키 국장도 최근 신속항원검사가 음성이라도 감염력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며 감염력이 없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학회는 “이는 신속항원검사가 음성 결과일 경우 정확도가 높다는 정부 발표와 큰 차이를 보인다. 그럼에도 일부에서 항원검사의 민감도가 우수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바이러스가 높은 시기의 검체 위주로 검사법을 평가했거나 대부분 사람들이 코로나 감염자로서 유병률이 높은 시기나 지역에서 검사법을 평가한 결과만을 참고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또 일부에서는 항원검사를 반복해서 사용하면 민감도가 높아진다고 주장하나,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 바이러스 양이 아직 적은 시기에는 아무리 반복해서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해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없다. 실제로 매일 항원검사를 해도 대규모 감염을 예방하지 못한 사례가 여럿 보고됐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무증상자에 대한 자가 항원검사 사용 대신 PCR 검사와 의료인이 시행하는 항원검사를 기반으로 한 전략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먼저, 아직 PCR 검사 여력이 있는 동안은 PCR 검사를 적극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둘째, 정부는 전문가와 협의해 정확도 높은 PCR 검사를 최대한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대용량 자동화PCR 장비 신속 심의를 통한 도입 △비인두(비강) 도말보다 덜 불편한 구인두(구인두) 도말 검체의 사용으로 검체 채취 역량 증가 △비필수 검사 인력과 자원을 코로나19 PCR용으로 전환하는 방법 등이다.
셋째, 유행 규모가 더 커지면 차선책으로 더 정확도 높은 검사법을 먼저 고려하고 단계적으로 정확도 낮은 검사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경우 호흡기전담클리닉 위주로 의료인이 시행하는 항원검사의 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학회는 “만약 무증상자에게 자가 항원검사를 도입할 경우 철저한 방역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자가 항원검사는 80% 이상의 감염을 놓칠 수 있으므로 이를 대비하기 위한 방법이 준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가검사 키트 정확히 사용해야
한편 정부가 전국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용 자가 검사키트를 지급키로 한 만큼, 이 키트의 정확한 사용법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현재 식약처의 정식 허가를 받아 시중에 유통 중인 항원 방식 코로나19 자가 검사키트는 총 3종으로 각각 에스디바이오센서, 휴마시스, 래피젠 제품이다. 이들은 면봉(멸균 스왑) 길이, 폐기용 비닐 크기가 조금씩 다를 뿐 기본 구성품과 사용법은 비슷하다.

자가키트를 활용해 검사를 하려면 우선 손을 씻은 뒤 비닐장갑을 껴서 면봉과 튜브 등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이후 면봉을 양쪽 콧구멍에 순서대로 1.5㎝가량 넣고 여러 차례 훑어 비강에서 콧물 검체를 채취한다.
검체가 묻은 면봉을 시약이 담긴 추출용 튜브에 넣고 섞은 뒤, 튜브 양옆을 누르고 면봉을 짜주며 빼낸 후 튜브에 노즐캡을 씌워 닫으면 된다. 이어 튜브를 거꾸로 들어 검체 혼합액을 검사용 기기 위에 3∼4방울 떨어뜨리면 잠시 뒤 대조선 C가 한 줄 생긴다. 15분 가량 기다렸는데도 대조선만 남아있다면 ‘음성’, 시험선 T가 나타났다면 ‘양성’이다.

양성으로 나오면 PCR 검사를 추가로 받아야 한다. 음성으로 나왔다고 하더라도 ‘가짜 음성’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감염 방지를 위해 마스크 착용 등 위생 수칙을 지켜야 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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