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강점으로 꼽히는 결단력과 실행력을 강조하며 경기도 공략에 나섰다. ‘유능한 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하면서 정치적 ‘안방’ 표심을 겨냥한 행보다.
이 후보는 경기 순회 나흘째인 26일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지역구인 경기 고양을 시작으로 광명, 부천, 파주, 양주를 잇달아 찾았다. 그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로 일한 오랜 행정 경험을 어필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고양 화정역 문화광장을 무대로 진행한 즉석연설에서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거쳐 이 자리까지 왔다. 제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음에도 국민께서 여기까지 불러준 것은 딱 한 가지, ‘(이재명은) 일 잘하더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명을 찾은 그는 “경기도는 저 이재명을 이렇게 유력한 정치인으로 키워준 곳”이라며 “여러분들이 ‘이재명 성남시장 시켰더니 잘하더라, 경기지사 시켰더니 최고의 광역도로 만들더라’라고 해준 덕분”이라고 했다.
파주에서는 수도권의 상당한 정권심판론을 의식한 듯 “이재명이 출마한 것이다. 새로 만들어질 정부는 새로운 정부이고 이재명 정부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변화를 바라게 되지만 그 변화가 더 나은 변화여야 하지, 퇴행적 변화가 되면 안 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부천에서 주 4.5일 근무제 추진, 전 국민 고용·산재 보험 도입 등을 핵심으로 하는 노동 공약을 발표, 노동자들의 표심을 구애했다. 연설 과정에서 자신이 소년공 출신이란 점도 강조했다.
이후 고양에서는 일산 신도시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적극 지원을 약속하는 등 부동산 대책과 교통망 확충에 초점을 맞춘 지역별 공약을 대거 발표했다.

이 후보의 수도권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는 당초 27일까지 이어질 예정이었으나, 호남 방문 때문에 예정보다 하루 단축된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선대위가 애초 목표로 제시했던 31개 시군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 나흘간 경기 24개 시군을 누비며 표심을 공략했다. 3·9 대선의 최대 분기점으로 꼽히는 설 연휴를 앞두고 최대 승부처이자 안방인 수도권에서 지지율 반등 흐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이날 동행한 박정 경기도당 위원장은 “경기도 선거에서 지고서 대통령이 된 적이 없다”며 “우리 경기도민이 경기도지사 출신, 성남시장 출신인 경기도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자존심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27일에는 광주를 방문, 광주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현장 등을 찾을 예정이다. 의정부 유세 등에 동행했던 이낙연 전 대표도 함께한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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