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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야수 개미, 코스피 줍줍


‘야수의 심장’을 가진 개미들이 폭락하는 코스피를 매입하고 있다. 조기 긴축 우려와 우크라이나 분쟁 사태 등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대량 매도한 물량을 개인 투자자가 받아내는 형국이다. 증시의 반등을 믿고 수익을 노리는 개미들의 ‘저점 매수’ 전략이다. 하지만 아직은 변동성이 높아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전날보다 1% 넘게 떨어진 2670선에 머무르며 닷새 연속 하락하고 있다. 14개월만에 2700선마저 붕괴된 것이다. 코스피는 지난 21일 이후 5% 넘게 급락하며 2800과 2700을 연이어 깨뜨렸다. 오는 3월 금리 인상을 시사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여파로 긴축 발작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860대까지 떨어지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4거래일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코스피를 1조5000억원, 4000억원가량 매도하며 급락을 이끌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발생한 지정학적 리스크도 신흥국인 국내 증시의 매력을 떨어뜨린 것으로 분석된다. 강한 매도세를 소화한 것은 ‘동학 개미’였다. 개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코스피를 1조8700억원어치 매입하며 낙폭을 줄였다.

종목별로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국내 대표 업종을 집중 매수했다. 국민주 삼성전자를 2590억원 매수했고, 그다음 기아(1570억원), 현대차(1540억원) 순으로 사들였다. 금리 인상 이후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네이버와 카카오도 각각 1270억원, 890억원 매입했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1.15포인트(0.41%) 내린 2,709.24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오히려 개인 투자자는 주가지수 급락을 틈타 레버리지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코스피가 떨어진 나흘간 개미들은 코스피200 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레버리지’를 3330억원 순매수했다. 주가가 곧 반등할 것으로 판단하고 2배 수익을 노린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증시의 바닥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분할 매수를 긍정적으로 봤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3개월 고점에서 10.2% 하락한 상황으로 과매도권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주 FOMC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마무리되면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홍춘욱 리치고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페이스북에 “코스피 2700은 선행 주가순자산비율 기준 0.9배 초반 정도”라며 “이 정도 선에서 주식 사서 크게 손해 본 기억이 없다”고 적었다.

극심한 변동성이 일정 부분 잠잠해질 때까지는 성급한 추가 매수를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대외변수가 크게 작용하는 상황”이라며 “‘사자’와 ‘팔자’를 서둘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물타기를 성급하게 하다가 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취지다. 삼성·KB 등 주요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260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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