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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대 PC도 세미나 영상도 안 통했다…조국 재판 ‘먹구름’

7대 스펙 중 2개에 조국 관여
대법원, 정경심 공모 혐의 인정
조국 전 장관에 불리하게 작용할듯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그간 법원 재판에서 동양대 PC 증거수집의 위법성 여부 및 딸 조민씨의 서울대 세미나 참석 여부와 관련해 치열하게 검찰 측과 공방을 벌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27일 관련 쟁점에 대한 정 전 교수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4년의 실형을 확정했다.

동양대 PC 및 서울대 인턴확인서 위조 여부 등의 쟁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1심 형사 재판과도 연결된다. 대법원의 판단은 조 전 장관 재판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전 장관은 딸 조씨의 이른바 ‘7대 허위 스펙’ 중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확인서와 아쿠아펠리스 호텔 인턴 확인서를 위조한 혐의를 받는다. 정 전 교수와 공모한 혐의다. 정 전 교수의 혐의가 대법원에서 유죄로 인정되면서 관련 사실 관계들도 조 전 장관의 1심에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019년 국회 인사청문회 등에서는 서울대 인턴 활동에 “관여한 바 없다”고 했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019년 9월 인턴확인서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 보도에 대해 “악의적인 보도”라며 “법적 조치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었다.

‘세미나 영상 속 여성은 누구인가’ 공방전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측이 공개했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 영상. 정 전 교수 측은 동그라미 속 여성이 딸 조민씨라고 주장했었다. 뉴시스

조 전 장관 측이 인턴 확인서 위조를 강력 부인하는 가운데 정 전 교수 1심 재판에서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 속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이 실제 조씨인지가 쟁점이 됐었다.

정 전 교수 측은 영상 속 여성이 조씨이며, 조씨가 실제 서울대 인턴 활동을 했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1심은 조씨가 영상 속 여성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세미나에 참석했던 친구 박모씨가 조씨를 본 적이 없다고 한 것도 근거가 됐다. 한인섭 당시 공익인권법센터장도 세미나에서 조씨를 본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이밖에도 한 원장이 인턴 활동을 허락하거나 세미나 과제를 낸 사실이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서울대 인턴 확인서가 허위였다고 판단했다.

2심에서는 조씨의 친구 장모씨가 재판에서 종전 진술을 일부 뒤집으면서 논란이 됐다. 친구 장씨는 앞서 “조씨를 세미나에서 보지 못했고 영상 속 여성과 조씨는 얼굴이 다르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2심 재판에서는 “영상 속 여성은 90% 정도 조씨”라고 했다. 이후 자신의 SNS에서는 조씨가 세미나에 분명히 참석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 전 교수 측 변호인은 이를 근거로 “장씨의 기존 진술은 검찰 조사의 압박감 때문에 나온 것”이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인턴 확인서가 허위라는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2심은 “세미나 영상 속 여성이 누구인지는 허위성 여부에 영향이 없어 판단하지 않는다”고 했다. 조씨의 세미나 참석 여부가 애초 유죄 판단의 주요 쟁점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확인서에 명시된 인턴 활동 기간에 조씨가 어떤 활동을 했는지 정 전 교수 측에서 전혀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 전 교수 1심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이 공익인권법센터장 직인을 보관하던 센터 사무국장 김모씨 도움으로 한인섭 원장의 허락 없이 인턴확인서를 작성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에서도 이 같은 판단에 근거한 정 전 교수의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대법원 “동양대 PC도 증거능력 인정”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딸 조민씨의 이른바 '7대 허위스펙'에 대한 1심 재판부의 판단. 7대 스펙에 대한 허위 판단은 2심과 3심에서 그대로 인정됐다.

정 전 교수 측은 동양대 강사휴게실 PC와 관련해서도 위법수집 증거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유지해왔다. PC의 증거능력을 탄핵해 판을 한 번에 뒤집으려 했던 것이다.

해당 동양대 PC에서는 조 전 장관 딸의 동양대 표창장 관련 총장 직인 파일을 비롯해 서울대 인턴십 확인서, 부산 아쿠아펠리스호텔 인턴십 확인서 등의 주요 증거 자료들이 발견됐다.

정 전 교수의 1~2심은 모두 동양대 PC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PC의 증거능력은 조 전 장관의 1심 재판에서도 쟁점이 되고 있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1월 한 불법촬영 사건에서 ‘제삼자가 임의제출한 PC 등을 분석할 때는 실제 소유자인 피압수자에게 참여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판결했었다.

실제 소유자인 피압수자의 참여 기회가 보장되지 않으면 위법수집 증거라는 취지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정 전 교수 상고심도 이 같은 법리에 따라 파기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나왔다. 이후 조 전 장관의 1심 재판부가 동양대 PC를 증거로 채택하지 않자 검찰이 반발해 기피 신청을 내는 일도 벌어졌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 전원합의체 법리에 따르더라도 동양대 PC를 위법수집증거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동양대 PC의 증거능력을 둘러싼 논란을 종결한 것이다.

대법원은 당시 PC가 3년 가까이 강사 휴게실 내에 보관됐고 동양대 측이 현실적으로 지배·관리했던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정 전 교수를 실제 소유자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피고인을 압수수색에 관해 실질적인 피압수자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조 전 장관의 1심 재판부도 동양대 PC를 증거로 채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법원에서 사실관계가 인정된 이상 조 전 장관이 정 전 교수와의 공모 혐의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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