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광주 세번째 실종자 28층서 발견…203동도 붕괴 위험

두번째 실종자 혈흔 DNA 분석 의뢰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서 27일 세 번째 실종자가 발견됐다. 지난 25일 27층 2호실 안방 상층부에서 신체 일부, 머리카락 등이 나온 실종자 1명은 콘크리트 잔해에 묻은 혈흔을 채취해 신원 파악 중이다. 23~38층 16개층 붕괴사고 난 201동 건너편 203동 피트층(배관 설비공간)도 붕괴 위험이 있다는 진단이 제시됐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들이 소환 조사에서 “하청사가 임의로 한 일”이라며 부실공사 개입 혐의를 부인함에 따라 감리 등을 추가로 불러 조사하고 불법 재하도급 의혹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7일 오후 긴급 브리핑을 열고 “오전 11시 50분쯤 잔해물 제거와 함께 28층을 정밀 탐색하던 중 실종자 1명을 추가 발견했다”고 밝혔다. 문희준 광주 서부소방서장은 발표에서 “잔해물 틈에 꽂은 내시경 카메라로 탐색하는 과정에서 실종자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 발견된 실종자는 얽히고 섥힌 잔해물에 틈에 구멍을 뚫는 ‘천공’ 작업을 거쳐 설치한 내시경 카메라로 존재가 드러났다.

중수본은 앞서 25일 27층 콘크리트 잔해 속에서 매몰자 1명을 발견하고 사흘째 구조 중이다.

27층과 28층에서 잇따라 발견된 2명은 지난 11일 사고 당시 실종된 작업자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신원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2명의 실종자 간 위치는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수본은 이틀 전 발견한 실종자 신원 확인을 위해 콘크리트 잔해에 묻은 혈흔을 긁어 채취한 뒤 경찰에 유전자 정보(DNA) 분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지하 1층 계단에서 60대 실종자 1명이 처음 발견돼 이튿날 수습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사고 직후 연락이 끊긴 6명 중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는 사고 발생 17일째 3명으로 줄었다.

실종자 2명이 발견된 27층, 28층은 콘크리트 판상 구조물인 슬래브와 날카롭게 끊긴 철근 등 잔해가 겹겹이 쌓여 있고 70~80m 낭떠러지와 가까워 한 걸음도 전진하는 게 쉽지 않다. 중수본은 25일 찾아낸 실종자를 꺼내기 위해 수작업 등으로 잔해물을 일일이 치우고 있다.

광주 소방안전본부 제공

중수본은 시루떡처럼 내려앉은 슬래브와 깨진 콘크리트 더미에 삐죽삐죽 튀어나온 철근이 곳곳에 얽혀 있어 이를 걷어내고 실종자를 수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붕괴 건물에서 안전한 곳은 붕괴건물 중심부인 코어(승강기 통로 자리) 한곳밖에 없다”며 “최소 인원으로 주·야간 수색을 교대로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 전문대원 동원령을 추가 발령한 중수본은 201동 승강기 설치 위치에 인력수송, 장비운반을 위한 ‘호이스트(건설용 리프트)’ 바스켓을 설치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화정아이파크 다른 아파트 동도 붕괴 위험이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붕괴사고 원인 조사에 나선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붕괴 건물 건너편 203동 39층 천장 슬래브가 음푹 가라앉고 눈에 띄게 아래로 처져 현대산업개발(현산) 측에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전날 오후 2시부터 자정까지 현산 현장소장 등 3명을 소환 조사한 데 이어 이날 현장 감리 2명과 콘크리트 업체 대표 1명을 추가로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현산 직원들이 “구조물 하중을 떠받치는 동바리(지지대) 철거 등은 하청사 직원들이 알아서 한 일”이라며 대부분 혐의를 부인함에 따라 압수수색 등을 토대로 확보한 관련 자료와 하청사 진술을 토대로 현산 측 과실을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산 하청사 직원은 지난 23일 경찰 조사에서 “현산 측이 37층과 38층 동바리를 제거하라고 해 지시를 따랐지만 철거한 구체적 이유는 모른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콘크리트 하청사 대표 A씨를 상대로 재하도급 계약의 적법성 여부를 따져보고 있다.

붕괴한 건물 철근콘크리트 공사는 A씨 회사가 하도급받아 시행했지만, 콘크리트 타설은 정작 노무 약정서를 맺고 현장에 투입된 펌프카 장비 임대업체 B사 직원 8명이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에 따라 원·하청사와 하청사간 구체적 계약 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A씨는 건설산업기본법상 재하도급 금지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있다.

경찰은 화정아이파크 시공에는 건축 14개, 기계 5개, 토목 4개 등 총 23개 하청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현장소장 등 현산 직원 6명과 하청사 대표 등을 조사해 이 중 11명을 입건했고 14명은 출국 금지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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