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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의식하던 북한, 베이징올림픽 입촌식 날에도 미사일 쐈다

지난 1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발사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7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올해 들어 6번째 무력 시위이다.

또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첫 탄도미사일 발사다.

북한은 국제 사회의 제재 움직임에도 종류를 바꿔가며 대놓고 미사일 발사를 이어가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2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오는 4일 개막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의식,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수위 조절에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랬던 북한이 베이징올림픽 입촌식인 이날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대외 정세와 상관없이 무력 증강을 통한 협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27일 오전 8시와 8시5분쯤 함흥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비행거리는 약 190㎞, 고도는 약 20㎞로 탐지됐다.

군 당국은 이번 미사일이 함경북도 길주군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을 타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알섬은 북한이 미사일 표적으로 줄곧 활용해온 곳이다.

군 안팎에선 이번 미사일이 ‘북한판 이스칸데르’인 KN-23 개량형이나 KN-25(초대형 방사포) 또는 신형 무기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베이징올림픽 선수촌 공식 개장일에 미사일을 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명백한 중국의 묵인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중국은 지금껏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그린 라이트’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어 “북한은 미사일 발사가 자신들의 일정표에 따른 것이라는 명분을 쌓아왔다”며 “올림픽 기간에도 미사일을 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광명성절(김정일 생일·2월 16일) 80주년을 앞두고 북한이 계속 발사체를 쏘아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약 1시간 뒤인 오전 9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매우 유감’의 뜻을 표했다.

NSC는 “북한의 연속된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우리와 국제사회의 요구에 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여망에 부응해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조속히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하고, 한반도에서 추가적인 상황 악화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NSC는 올해 들어 이뤄진 북한의 무력 시위에 대해 도발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다만 ‘유감’이라는 표현을 4차례 반복했다.

청와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남북 대화의 판을 깨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대북 제재에 방점을 두고 있는 미국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북한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커지는 국민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청와대가 좀 더 강경한 대북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우진 박세환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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