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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친대만’ 행보 리투아니아 이어 슬로베니아에 무역 제재

中, 슬로베니아 기업에 투자 철회 등 무역 제재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19일 베이징의 외교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진행하며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그는 슬로베니아의 대만대표처 설치 협상에 대해 "중국은 강력히 반대를 표한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부정했다는 이유로 리투아니아에 이어 ‘친(親)대만’ 행보를 펼치는 슬로베니아에도 무역 제재를 가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랴나의 ‘슬로베니아·중국 기업협의회’ 소속 기업들은 중국 측이 슬로베니아 기업과의 계약을 종료하거나 투자를 철회하는 등 리투아니아에 했던 것과 유사한 무역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슬로베니아는 중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중국과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서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 같은 보복 조치는 슬로베니아와 대만이 상호 간에 비공식 대사관 격인 대표처 설립을 위해 협상 중이라고 밝힌 뒤 나온 것이다. 앞서 야네스 얀사 슬로베니아 총리는 지난 17일 인도 매체 도어다산과의 인터뷰에서 ‘리투아니아처럼 대만과의 관계를 격상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상호 대표처 설립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협상 중”이라며 “대사관급이 아닌 많은 유럽연합(EU) 회원국의 대만 주재 기구와 같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 “대만인이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타국과 대만 간 경제 무역 관계를 중국이 저지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대만대표처’ 설립으로 중국의 경제보복을 받는 리투아니아 정부를 확고하게 지지한다는 점도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이 리투아니아 등 유럽의 다른 국가에 압박을 가해 얻을 이익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중국 외교부는 리투아니아와의 외교 관계를 대사급에서 대표처급으로 낮추고 리투아니아에서 영사 업무를 중단하는 등 초강경 보복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슬로베니아 국가 지도자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도발하고 대만 분리 독립을 지지한다는 위험한 발언을 한 데 대해 우리는 큰 충격을 받았다”며 “강력한 반대를 표한다”고 답했다. 중국은 대만을 영토의 일부로 보는 ‘하나의 중국’을 대외정책의 철칙으로 삼고 있다.

EU는 이날 리투아니아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EU는 “중국의 행위는 WTO 규정상 차별적이며, 불법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리투아니아는 물론, 리투아니아산 내용물을 함유한 다른 유럽 국가 수출품도 겨냥하면서 EU 내 다른 지역에서의 수출 업체들에게 해를 입히고 있다”고 제소 이유를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EU가 중국을 WTO에 제소한 것은 일반적으로 수년이 소요되는 WTO 분쟁 해결 절차를 고려할 때 상징적인 조치”라고 분석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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