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무속 의존하는 국가 지도자 반대한다”

이홍정 NCCK 총무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일반 매체 기자들을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NCCK 제공

특정 대선 후보의 ‘무속 의존’ 논란이 교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 목회자와 성도로 구성된 ‘무속정치를 반대하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목회자평신도연대’는 28일 ‘우리는 그 어떤 대통령의 무속 정치도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대한민국은 헌법상 종교의 자유가 보장돼 있지만, 보편적 가치에 충실한 건전한 종교사회관을 벗어난 무속과 주술, 사이비적 요소를 신봉하는 자라면 그가 어떤 정치인이든 그에게 우리와 국가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미 18대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서 액운과 무병장수, 국가의 무운을 빈다는 빌미로 ‘오방낭’을 주렁주렁 거는 무속 퍼포먼스를 봤다”며 “모 비선 실세의 황당하고도 유아기적 기획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이 사태는 시작에 불과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무속과 사이비인들이 개입된 (특정 후보의) 비선 선거캠프 운영 논란과 무정, 건진, 천공스님, 혜우 등 무속 관련자들이 공당 대통령 후보의 주변에 어른거리며 좌지우지하는 모습을 본다”며 “국정이 또다시 비선 실세들에 의해 농단될 수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정한 투표를 통해 합당한 대통령이 선출되기를 바라며 3월 9일까지 40일 동안 기도하겠다”고도 말했다.

‘비선정치·무속정치를 염려하는 그리스도인 모임’도 27일 출범했다. 이날 그리스도인 선언을 발표한 이들은 “국가를 파멸로 몰아가는 무속정치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선언에는 “최근 한국 정치 현장에 아합과 이세벨을 연상케 하는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제1야당 대통령 후보 부인의 소위 7시간 대화에서 드러나는 무속 지향성은 백번을 양보해도 교회가 용납할 수 없는 지경”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지난 26일 일반 매체 기자간담회를 연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도 “정치권과 검찰, 권력층에 만연된 무속적 신앙 의존 태도는 지지할 수 없다”면서 “무속적 신앙이라는 세계관에 따라 인사와 정책 수립, 남북관계에 대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이르게 되며 주술적 공간에서 합리성의 배제된 의사결정을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교회 안에도 특정 후보를 둘러싼 무속 의존을 바라보는 온도차가 분명 존재하지만, 정치적 이념이나 지지 여부를 떠나 ‘복음의 공적 가치’ 차원에서 이 논란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교회의 정치 참여는 복음이 지니는 공적이고 보편적 가치의 토대 위에 인류 공동체와 나눌 수 있는 공감대 안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목회자평신도연대도 ‘무속 신앙에 의존하는 국가 지도자를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비선 실세와 정치 권력의 야합, 무속인의 결합은 국정농단을 일으킨 박근혜 정권의 최순실을 떠오르게 한다”며 “그리스도인으로서 무속에 의존하는 비선정치를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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