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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전 4기’ 정동현, 韓스키 역사… 비인기 종목들의 분투

16일 중국 베이징 옌칭 국립 알파인 스키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남자 회전 런 2차 경기에 출전한 정동현이 힘차게 질주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 알파인 스키 대들보 정동현이 ‘3전 4기’ 도전 끝에 올림픽 알파인 스키 한국 역대 최고순위 타이기록을 작성했다.

정동현은 16일 중국 베이징 옌칭 국립 알파인스키센터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스키 알파인 남자 회전 경기에서 1·2차 시기 합계 1분47초69를 기록, 88명 중 21위를 차지했다. 21위는 한국 스키 전설인 허승욱이 19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에서 작성한 역대 최고성적과 타이다. 목표였던 톱 10에는 진입하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다.

정동현은 허승욱-강민혁 계보를 잇는 한국 알파인 스키 에이스지만 유독 올림픽에서 불운했다. 2010 밴쿠버에서는 부상을 입은 채 출전했고, 2014 소치에서는 완주하지 못했다. 2018 평창에서도 대회전에서 부상을 입는 바람에 주종목인 회전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불운이 이어지는 듯했다. 앞선 대회전 경기에서 폭설로 인해 완주하지 못해 실격처리됐다. 하지만 이날 회전에서 한국 타이기록을 작성하며 그간의 설움을 날렸다.

베이징 올림픽의 긴 여정이 종반으로 치닫는 가운데, 비인기종목 선수들 역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분투하며 역사를 써가고 있다.

알파인 스키 여자부에서도 앞서 김소희가 지난 7일 82명 중 33위에 오르면서 역대 올림픽 최고 순위 타이기록(2006 토리노 대회전 오재은)을 작성한 바 있다. 1월말 추가 쿼터로 극적인 올림픽 출전을 이룬 그는 또 한 번 드라마를 썼다.

‘설원의 마라톤’ 크로스컨트리 대표팀의 김민우 정종원, 이의진 한다솜은 16일 각각 남녀 단체 스프린트 클래식에 출전했다. 김민우는 앞서 “처음 출전한 올림픽 첫 번째 게임, 힘들었지만 끝까지 포기않고 달렸다”며 “비인기 종목인 크로스컨트리 스키가 국민 스포츠로 거듭날 수 있게 많은 시청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다솜도 “올림픽이라는 목표를 위해 4년, 아니 그것보다 더 오랜 시간을 수많은 땀과 눈물을 흘렸고 저는 지금 그 자리에 서 있다”고 말했다.

한국 크로스컨트리 산증인 이채원은 앞서 15㎞ 스키애슬론, 10㎞ 클래식을 완주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불혹의 나이를 넘어 출전한 자신의 6번째(한국 최다타이) 올림픽에서 완주만으로 큰 의미였다.

대한민국의 김유란이 14일 중국 베이징 옌칭 국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봅슬레이 모노봅 3차 시기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유란, 김은지, 에일린 프리쉐는 불모지 여자 썰매에서 질주했다. ‘한국 여자 봅슬레이의 개척자’ 김유란은 스타트 속도를 올리기 위해 체중을 20㎏나 올리는 고생도 마다하지 않으며 모노봅(1인용 봅슬레이)에 출전했다. 결선 20명 중 18위로 하위권이지만 “여자 봅슬레이 하면 ‘김유란’이 떠오르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포부처럼 신생 종목인 모노봅에 자신의 발자취를 남겼다.

여자 스켈레톤 선수 김은지가 중계 카메라에 장갑에 적힌 문구를 보여주고 있다. SBS 방송 캡처

스켈레톤의 김은지는 척박한 국내 썰매 환경에서 올림픽 진출에 성공해 자신의 첫 올림픽에서 1~3차 23위를 기록했다. 20위 안에 들지 못해 4차 시기로 나아가지 못했지만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가대표다. 대한민국 파이팅!” 문구가 적힌 장갑으로 감동을 줬다.

평창올림픽에서 8위에 오르며 한국 루지 역사를 쓴 귀화 선수 프리쉐는 팀 계주에서 트랙과 부딪혀 썰매가 뒤집힌 상황에도 썰매를 부여잡고 완주하며 감동의 레이스를 펼쳤다.

스노보드 이나윤은 지난해 10월 무릎 전방 십자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지만, 수술을 미루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투혼을 보였다.

한국 유일의 ‘노르딕복합’ 선수 박제언은 4년 전 자신을 넘어섰다. 스키점프와 크로스컨트리가 결합한 노르딕복합 남자 개인 라지힐 10㎞에서 박제언은 47명 중 44위에 그쳤지만, 평창올림픽(48명 중 47위)보다 3계단 순위를 끌어올렸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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