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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 퉁퉁 부어, 절망”…피겨 유영, 남몰래 고통삼켰다

피겨스케이팅 유영은 지난달 올림픽 최종 선발전을 앞두고 스케이트를 신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한 발목 통증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른쪽 사진은 심하게 부은 유영의 발목. 연합뉴스, 유영 측 관계자 제공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간판’ 유영(수리고)이 발목 부상을 안고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경기에 임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피겨계에 따르면 유영은 지난달 열린 제76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왼쪽 발목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왼쪽 발목이 점점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나중엔 스케이트를 신기 어려울 정도로 퉁퉁 부었다.

유영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대비해 ‘필살기’인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 점프를 쉼 없이 시도했는데, 온 힘을 다해 도약하는 과정에서 발목에 크게 무리가 간 것이다. 운동은커녕 걷기조차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다.

그래도 유영은 포기할 수 없었다. 종합선수권 대회는 베이징올림픽 2차 선발전을 겸하는 중요한 무대였다. 유영은 병원과 한의원을 돌아다니며 응급 처치를 했다. 물리치료와 함께 침을 맞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썼다.

그러나 부은 발목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유영 측 관계자는 “절망스러운 상황이었다”고 당시를회상했다.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의 꿈을 접을 수 없었던 유영은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았다. 며칠 동안 발목 치료에 집중한 끝에 다행히 부기가 조금씩 빠졌고, 통증은 여전했지만 스케이트 부츠를 신을 수 있었다. 유영 관계자도 “천만다행이었다”고 했다.

유영은 마침내 종합선수권에 출전해 변함없이 트리플 악셀을 뛰어올랐고, 김예림(수리고)과 함께 꿈에 그리던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유영의 발목 상태를 본 의료진은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고 권고했지만 유영은 집중 치료와 훈련을 병행했다. 다행히 발목 상태는 조금씩 나아졌다. 유영은 지난 9일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하는 당일 새벽까지 아이스링크를 찾아 점프 훈련을 하며 컨디션 유지에 애를 썼다.

유영은 베이징에 도착한 이후 공식 훈련 시간마다 트리플 악셀을 최소한 5번 이상 시도하며 실전을 준비했다. 마침내 유영은 15일 쇼트프로그램과 17일 프리스케이팅에서 각각 한 차례씩 첫 점프 과제로 트리플 악셀을 뛰었다.

비록 두 차례 모두 회전수 부족의 아쉬운 판정이 나왔지만 유영은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무대에서 트리플 악셀을 유일하게 시도하고 제대로 착지한 여자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유영은 17일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친 뒤 회한의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유영은 총점 213.09점을 받아 여자 싱글 6위에 랭크됐다. ‘피겨퀸’ 김연아가 2010년 밴쿠버 대회 금메달, 2014년 소치 대회 은메달의 성적을 낸 이후 한국 선수로는 역대 올림픽 여자 싱글 통산 세 번째로 높은 순위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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