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니폼 입었다가 ‘뭇매’…대만 선수,결국 징계 위기

황위팅 선수, 중국 유니폼 논란에 “스포츠에 국경 없어…응원 안 해도 돼” 설화
쑤전창 행정원장 “국대는 언행 신중해야” 조사 지시

최근 SNS 계정에 중국팀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올리고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켜 징계 위기에 처한 대만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황위팅 선수. AP연합뉴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현장에서 중국팀 유니폼을 입고 훈련하는 모습을 공개해 논란의 대상에 오른 대만 국가대표 선수가 대만 정부 차원의 조사를 받게 됐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쑤전창 대만 행정원장(총리 격)이 지난 19일 ‘국가대표팀 구성원은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는 이유로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황위팅(34)에 대한 조사 및 처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고 20일 보도했다.

뤄빙청 행정원 대변인은 “황위팅이 올린 영상과 발언은 민중이 국가대표 선수의 행동으로 기대하는 바에 부합하지 않았다”며 “대외적으로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팀 구성원의 일거수일투족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는 만큼 언행에 신중하고 국가의 존엄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4일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에 대만 선수단 인솔 기수로 등장했던 황이팅 선수가 이 같은 비난 대상이 된 건 그가 SNS에 올린 짧은 영상 속 유니폼 때문이다.

황위팅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 직전 자신의 SNS에 ‘차이니스 타이베이’(Chinese Taipei)로 표시된 대만 대표팀 유니폼이 아닌 ‘CHN’이 커다랗게 적힌 중국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훈련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현재 삭제됐다.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선수 간 유니폼 교환은 국적과 이념을 초월한 친선으로 종종 있는 일이다. 그러나 최근 대만과 중국의 갈등이 최악 수준으로 고조된 상황에서 황위팅의 이 같은 행동은 대만인들의 거센 비난 여론을 불러 일으켰다. 대만 누리꾼들은 “중국인이 되고 싶다는 뜻이냐” “중국에서 돌아오지 말라”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황위팅. 대만 자유시보

황위팅은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에 친한 중국 선수로부터 선물 받은 유니폼이라면서 “스포츠에는 국경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나를 응원하기 싫다면) 응원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식으로 발언해 다시금 논란을 일으켰다.

더구나 황위팅은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500m, 1000m, 1500m 종목에 출전했지만 모두 2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그는 결국 지난 17일 “신체적, 심리적으로 모두 지쳤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자 중국 기관지인 글로벌타임즈는 “황위팅의 저조한 올림픽 성적과 은퇴 선언은 대만 주민들의 무자비한 악플과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것”이라며 황위팅을 두둔하는 취지의 논평을 내놨다.

그러면서 “경험은 물론이고 가장 높은 명성을 가진 선수로 이전 경기에서 수상한 금메달도 여럿이었다. 하지만 그를 겨냥한 유니폼 사건이 선수 생활에 갑작스런 종지부를 찍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예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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