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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내 코인거래소, 27% 비싸게 수수료 ‘바가지’

국내 코인거래소 수수료, 해외보다 27% 비싸
추가 수수료 연평균 1.5조원 챙겼을듯
“금융당국은 뒷짐… 일반투자자만 피해” 비판


국내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들이 해외 거래소에 비해 평균 27% 이상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일 평균 거래대금을 고려하면 국내 투자자들은 연평균 1조5000억원이 넘는 추가 수수료를 부담하며 코인을 거래해온 셈이다. 정부가 엄선한 거래소들조차 수수료 폭리를 취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시장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한발 물러서있다.

1일 국민일보가 거래대금 기준 상위 50곳의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 거래 수수료를 전수조사한 결과 이들의 평균 수수료율은 0.133%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거래소 수수료보다 27.53% 낮은 수치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이날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영업 중인 국내 거래소 24곳의 평균 수수료율은 0.17%였다. 국내 거래소를 이용해 암호화폐를 사고판 투자자들은 해외 거래소를 이용했을 때보다 훨씬 비싼 수수료를 지불해온 것이다.


특히 이번에 조사 대상에 오른 거래소 24곳은 금융위가 철저한 검사를 거쳐 엄선한 곳들이다. 일평균 암호화폐 거래대금(11조3000억원)을 고려하면 국내 거래소들은 해외 거래소보다 연평균 1조5000억원의 추가 수수료를 챙긴 셈이다.

특히 국내외 주요 거래소를 비교해보면 이 차이가 더 두드러진다. 거래대금 기준 전세계 최상위권 거래소인 바이낸스(1위) FTX(3위) 후오비글로벌(6위)의 평균 수수료율은 각각 0.065%, 0.033%, 0.135%였다. 반면 국내는 업비트(0.05~0.25%), 빗썸(0.25%) 코인원(0.15%) 등으로 해외보다 높았다.

분석 결과를 보면 최저 수수료 기준을 만족하는 고객의 경우 국내 거래소를 이용했을 때 특히 불리했다. 해외 거래소들은 최저 수수료가 없거나(0%) 0.01%에 불과한 등 사실상 무(無)수수료 정책을 취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어떤 조건 하에서도 최소 0.05%의 수수료가 부과됐다. 최고 수수료 조건에 해당하는 고객의 경우 국내 거래소(0.30%)가 해외 거래소(0.75%)에 비해 저렴하다. 다만 최고 수수료율은 멕시코 페소, 인도 루피같이 제3세계 화폐를 이용하는 경우 등에서 주로 나타나는 만큼 국내 투자자들과는 관련이 적다.

같은 거래소라도 조건에 따라 수수료가 천차만별인 탓에 수수료 폭탄을 뒤집어쓰지 않기 위해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업비트의 경우 같은 종목이라도 결제 수단(원화·비트코인)에 따라 수수료가 5배 벌어진다. 빗썸도 쿠폰 제도를 최대한 활용할 경우 실수수료가 0.04%까지 내려가지만, 일반 거래 수수료는 0.25%로 업계 평균보다 훨씬 비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폭리가 해묵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언어장벽 등 문제로 인해 거래소 선택 범위가 국내 거래소로 한정돼있다. 소수 거래소가 국내 시장을 독과점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며 “자본시장법에도, 금융당국 권한에도 수수료 조정에 대한 사항을 정해놓지 않다보니 일반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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