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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만명 몰린 청년희망적금, 은행이 1조원 손실 떠안았다

은행권 추가 이자부담액, 1조원 이상
“은행이 돈 내고 생색은 정부가 내냐” 비판
올해 7월 가입 재개되면 손실 확대될듯

최고 연 10% 안팎의 금리 효과를 내는 '청년희망적금' 가입자가 출시 2주 만에 29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의 모바일 앱. 연합뉴스

금융위원회가 청년 자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출시한 청년희망적금 가입자가 29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성 고금리 상품에 수백만명이 가입하며 은행권이 부담해야 할 추가 이자는 최소 1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된다. 당국 수요보다 8배가량 가입자가 몰리면서 은행이 거액의 부담을 떠안게 된 셈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년희망적금을 판매하는 11개 시중·국책은행은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4일까지 2주간 290만명에게 적금을 판매했다. 당초 정부는 이 사업에 예산 456억원을 책정했다. 월 50만원 납부액 기준 38만여명의 가입자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였다.


청년희망적금은 정부가 지원하는 비과세 혜택·저축장려금과 은행이 지원하는 고금리 혜택으로 나뉜다. 고금리 혜택은 은행이 부담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이날 기준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청년희망적금과 유사한 조건의 24개월 만기 정기적금 최대 이율은 2.90% 수준이다. 월간 50만원씩 이 적금에 2년 만기로 부을 경우 이자액은 모두 36만2500원이 붙게 된다. 반면 청년희망적금 최대이율은 6.0%, 2년 만기 이자액은 75만원에 달한다. 은행이 가입자들에게 지급하는 차액을 계산해보면, 290만명에게 1조1238억원의 추가 이자를 지급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정부는 지난해 첫 소득이 발생한 취업자들을 배려해 오는 7월 중 적금 판매를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여기에 은행이 상품을 설계하며 들인 비용과 인건비, 민원 대응비용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게 은행권 주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청년희망적금 가입 첫날부터 가입자 수가 제한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자 당국은 ‘일단 모두 받으라’는 지침을 전달했고, 그 후엔 이렇다 할 논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은행은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부담하고, 생색은 정부가 내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근본 문제는 정부 예측과 실제 가입자가 8배 가까이 차이를 보인 데서 비롯됐다는 말이다.

이와 관련해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작년에는 (투자의 관심이) 부동산, 주식 시장 등에 쏠려 있는 상황이었지만, 최근 금융시장 여건이 변하면서 이런 쪽(은행 예·적금)으로 관심이 다시 돌아오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최근 역대급 수익을 낸 시중은행들이 청년 지원을 위해 감당하지 못할 이자액은 아니다”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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