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공주 아냐” 윤여정의 패션 철학, 이번에도 빛났다

배우 윤여정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 세리머니에 참석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AP뉴시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난 공주가 아니다”며 수백 벌의 명품 의상을 거부하고 자신의 스타일에 맞춘 드레스를 선택했던 배우 윤여정이 올해 시상식에서도 드레스코드로 주목을 끌었다.

윤여정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금장 단추가 포인트로 들어간 단정한 선의 드레스를 입었다. 은은하게 반짝이는 글리터 소재와 러플 장식의 비대칭 스커트가 돋보이는 깔끔하고 우아한 디자인의 의상이었다.

여기에 윤여정은 둥근 앞코의 블랙 펌프스를 신었다. 한 손에는 화려한 비즈 장식이 더해진 금빛 미니 클러치를 들었다. 은발과 잘 어울리는 은빛 별 모양 귀걸이는 한층 자연스러운 멋을 더했다.

드레스 가슴팍에는 파란 리본을 달고 등장했다. 이 리본은 유엔난민기구(UNHCR)에서 진행하는 ‘#WithRefugees’(난민과 함께) 캠페인의 소품이다. 윤여정 외에도 할리우드 배우 제이미 리 커티스, 다이안 워렌 등이 이 리본을 부착했다.

윤여정은 27일(현지시간)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샤넬 2020년 가을·겨울 컬렉션 드레스를 입었다. AP뉴시스

지난해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을 때 윤여정은 미국 패션지 보그가 선정한 ‘베스트 드레서’ 중 한 명으로 소개된 바 있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 시상자로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윤여정이 택한 드레스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윤여정의 선택을 받은 드레스는 명품 브랜드 샤넬 제품이다. 신상이 아닌 점이 눈길을 끌었다. 윤여정의 드레스는 샤넬이 2020년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처음 선보였다. 가격은 690만원대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 이어 올해에도 윤여정은 최신상 제품 대신 자신만의 스타일을 선택한 것이다. 편안하면서도 깔끔함을 추구하는 그의 패션 철학을 드러냈다.

지난해 4월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마마르 할림의 2017년 가을·겨울 컬렉션 드레스를 입은 윤여정(왼쪽 사진). AP뉴시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가 직접 골랐던 드레스는 이집트 출신의 디자이너 ‘마마르 할림’의 의상이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주무대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마마르 할림은 국내에서는 생소한 디자이너다. 당시에도 그는 최신상의 드레스 대신 마마르 할림이 2017년 가을·겨울 컬렉션에서 선보인 제품을 선보였다. 가격은 150만원대다.

윤여정의 아카데미 시상식 스타일링을 책임졌던 스타일리스트 앨빈 고는 미국 뉴욕포스트 산하 연예매체 페이지식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카데미 시상식을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든 초고가 의상만 250벌이 넘는다”며 “화려한 의상도 많았지만 윤여정은 ‘난 공주가 아니다. 난 나답고 싶다’며 물리쳤다”고 밝혔다.

윤여정은 세계의 각종 럭셔리 브랜드의 협찬 연락을 받았고,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좋다는 제안도 받았지만 자신만의 스타일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앨빈 고는 “윤여정은 그런 것(브랜드 스타일링)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전했다. 윤여정이 당초 입기로 한 의상에 덧댄 천을 모두 떼어내고 입었다는 후문도 전해졌다.

앨빈 고는 “이런 식으로 말하는 스타는 처음 봤다”며 “그간 엠마 왓슨, 틸다 스윈튼, 우마 서먼, 다코타 존슨, 마고 로비 등 유명 할리우드 스타들과 일해봤지만 (윤여정은) 다른 레벨의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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