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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적정거리 뭘까” 이은정 PD, Z세대 통해 찾은 해법


“필요하지 않을 때는 손에서 내려놓는 것, ‘나’와 스마트폰 사이의 적정거리를 지키는 것이죠.”

지난달 5일 종영한 엠넷 예능 ‘Z멋대로 생존기, Zㅏ때는 말이야’(지멋대로 생존기, 라때는 말이야)를 연출한 이은정 PD(사진)가 프로그램을 끝내면서 내린 결론이다. 이 프로그램은 ‘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해온 MZ세대가 스마트폰 없이 36시간을 살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이름은 기성세대가 말하는 “나 때는 말이야”와 ‘Z세대’를 합쳐 정했다. 윤후 이준수 조나단 조나인 박혜림 래원이 출연했다.

이들은 내비게이션 대신 지도를 사용했다. 난생처음 공중전화를 쓰기도 했다. 밥을 먹으면서 인증사진을 못 찍자 허전해 했다. 음악을 듣고 싶으면 카세트나 라디오를 사용했다. 스마트폰 액정에서 눈을 떼니 주변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새삼스레 번데기를 바라보며 나비가 되는 과정을 궁금해 했다. 이들에게 모든 체험이 새롭게 다가왔다.

이 PD는 22일 국민일보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프로그램을 기획 당시부터 스마트폰과 ‘적정거리’를 고민해봤지만 답을 내리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스마트폰을 돌려받고서 조나단과 래원이 ‘이제는 나의 필요에 의해서 스마트폰을 찾을래’라는 다짐을 했다. 이 대화에서 답을 찾은 느낌이 들었다”며 “우리는 걸을 때도, 쉴 때도, 지하철을 탈 때 필요 없어도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본다. 이를 자각하고 스마트폰을 내려놓을 때 ‘나’와 스마트폰의 적정거리가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Zㅏ때는 말이야’의 기획은 이 PD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몇 년 전 통신사 기지국 문제로 스마트폰이 되지 않아 답답한 순간을 경험했을 때 소재가 떠올랐다. 이 PD는 “스마트폰에 익숙한 Z세대들이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우당탕탕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며 “스마트폰 없이 살기 힘든 세상이 됐다는 불편한 진실을 조명하는 것과 동시에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부족하다는 점도 비추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마트폰이 없는 출연자들은 백신 접종 완료 QR코드 인증을 할 수 없었다. 온라인 예매만 가능한 이동수단도 탈 수 없었다. 이 PD는 “우리가 원하는 ‘스마트’한 세상이 이런 걸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현실에 발을 딛고 살아간다는 느낌은 디지털 세계에서 느낄 수 없다고 했다. 이 PD는 “계속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새로고침하며 스마트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자괴감에 빠질 때가 있다”며 “그럴 때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아날로그 감성에 취하다 보면 현실에 집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Zㅏ때는 말이야’는 이 PD의 입봉작이다. 이전에는 엠넷의 대표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 ‘쇼미더머니’ 연출에 참여했다. 언젠가는 블랙 코미디 시트콤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유머에는 고된 현실도 잊고 웃을 수 있게 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며 “시청자를 웃게 하는 힘을 가진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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