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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빈 살만 일본행 취소…‘日의 석유감산 문제 논의 제안’ 탓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환담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일본을 19일 방문할 계획을 전격 취소한 것은 사우디의 석유 감산 정책을 회담 의제에 올리자는 일본 측의 요청에 대한 불만 때문인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사우디는 일본 최대 원유 공급국이다. 일본은 급등하는 에너지 가격 안정을 위해 원유 증산 의사를 타진하려고 했으나, 빈 살만 왕세자가 논의 제안 자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한국 방문을 마치고,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안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19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회담을 하고 21일 일본·사우디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할 계획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빈 살만 왕세자는 이런 스케줄을 지난 17일 한국 방문 중 모두 취소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했을 당시 사우디 측은 일본 방문 일정을 최종 조율 중이었다”며 “빈 살만 왕세자가 일본 방문을 전격 취소한 것은 ‘사우디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원유 감산 정책을 의제로 올려 논의하자’는 일본의 요청 때문”이라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과거 신혼여행지로 일본을 선택하는 등 일본에 관심이 컸지만 돌연 방문 일정을 취소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 17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오찬을 함께할 때도 일본 방문 취소가 우회적으로 언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우디의 핵심 관계자는 “일본 방문은 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회담 후속조치 마련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 기업들은 지난 17일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담 과정에서 사우디 측과 네옴시티 관련 26건에 달하는 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23일 제1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며 후속 추진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재계는 MOU 등이 실제 이행될 경우 40조원 규모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지난 11~16일 동남아시아 순방 과정에서 아세안 국가들과 논의한 ‘세일즈 외교’ 성과를 구체화하기 위한 전략을 이 회의에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참모진에게 “1970년대 오일쇼크와 세계 경제침체 시기에 중동 특수를 통해 경제도약의 돌파구를 찾았는데, 최근 중동 국가들이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만큼 ‘제2의 중동 붐’으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7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를 맞이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만남을 통해 빈 살만 왕세자와 상당한 신뢰관계를 쌓았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특히 빈 살만 왕세자는 한국을 떠나면서 윤 대통령에게 전보를 보내 “저와 대표단을 환영하고 후하게 대접해준 윤 대통령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는 또 회담과 오찬을 전후해 등장한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환대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인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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