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합의 없고, 실효성도 적은데…차금법 필요하나

‘동성애에 대한 법률적 고찰과 비판’ 토론회
법조인들 “양성평등 원칙의 헌법 근간 흔들어 사회 혼란 야기”

‘동성애에 대한 법률적 고찰과 비판’ 토론회 참석자들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토론회에 앞서 '동성애를 반대할 자유도 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맨 앞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서정숙 의원.

국회에서 입법 시도 중인 ‘포괄적 차별금지법’(차금법)과 ‘평등에 관한 법률’(평등법)이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양성평등을 원칙으로 하는 헌법의 근간을 흔드는 등 법 제정의 실효성이 적다는 법률가·법조인들의 분석이 나왔다.

국회의원 서정숙 의원실이 주최하고, 한국교회반동성애교단연합(한반교연·공동대표 허장 목사)과 샬롬나비(상임대표 김영한 박사)가 주관한 ‘동성애에 대한 법률적 고찰과 비판’ 토론회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첫 발제자로 나선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학자로서 갈등과 대립이 첨예한 성적지향과 동성애 문제는 설득력 있는 논거에 의한 사회적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장 교수는 “차금법 제정은 차별금지의 범위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평등의 강화라고 볼 수 있으나, 과연 어느 정도까지 평등을 확대·강화할 것인지는 그 사회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판단돼야 한다”며 “동성애 및 동성결혼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다면, 이를 배제한 상태에서 차금법을 제정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동성애와 동성결혼 문제에 있어서 전체 상황에 대한 신중한 검토와 평가 없이 조급하게 찬성 또는 반대를 강행하는 것은 더 큰 반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선결돼야 한다는 취지다.

장 교수는 또 “동성애 문제는 개인의 성적 취향 문제로 넘길 수 있지만, 동성결혼은 헌법에 따라 양성평등에 기반을 둔 혼인과 가족제도의 근간을 훼손할 것이며, 적어도 현재의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면서 “대체복무제를 전제로 한 양심적 병역거부의 합법화처럼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기 위해서는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점들에 대한 설득력 있는 대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이 '동성애에 대한 법률적 고찰과 비판'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이어 ‘차금법이 가져올 여성과 아동 인권의 종말’을 주제로 발제한 정소영 미국변호사는 “역사상 가장 널리 비준된 인권협약인 ‘유엔 아동인권협약’의 제7조와 8조에서는 아동이 자신의 생물학적 부모에 대해 알 권리와 생물학적 부모에 의해 양육 받을 권리, 그리고 아동이 자신의 생물학적 정체성에 대한 정보를 가질 수 있는 권리를 기술한다”며 “이런 아동의 인권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것이 동성결혼이다. 성별정체성과 성적지향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차금법이 통과되면 자동으로 동성 간의 결혼을 인정할 수밖에 없고 새로운 형태의 다양한 가족과 가정에서 자랄 아이들은 대부분 생물학적 부모와의 관계가 단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미국변호사는 “국내에는 이미 다양한 종류의 차금법이 있다”며 “사회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미 있는 법들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권은 사회에서 가장 약한 사람들을 위해, 그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도덕적으로 책임감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주장돼야 한다”며 “진정한 의미에서 약자를 보호하는 인권, 질서와 도덕을 겸한 인권, 문명화된 사회가 지금껏 간직해 온 지혜로운 인권이 무엇인지 이제부터라도 깊이 숙고하고 깨어나는 국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발제한 윤용근 변호사도 “과도한 입법은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이를 제정하지 아니함만 못할 수도 있다”며 “아무리 법의 취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현행 국가법령체계 질서를 무너뜨리고 국민 모두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률의 제정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법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를 위한 것이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어야 비로소 진정한 평등 인권이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허장 한반교연 공동대표가 이상민 의원 등이 발의한 평등법안의 위헌성에 관해, 김영길 바른군인권연구소 대표가 성소수자의 합법화 실태와 문제점을 놓고 토론했다.
토론회 모습.

서정숙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부쳐진 4개의 차금법 혹은 평등법의 위헌성을 비롯한 법률적 문제점들을 재확인함으로써, 입법 위험성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이 토론회를 마련했다”며 “차금법과 평등법은 ‘차이’와 ‘합리적 차별’까지 절대적 평등의 잣대로 잘라냄으로써, ‘평등’을 가장해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보호하기 위한 위선적인 법안이라고 생각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는 지난 6일 차금법 상정을 논의했으나 소속 여야 위원들의 견해차로 불발됐다. 더불어민주당 측 위원들은 법무부·법원행정처·국가인권위원회 등 소관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여야가 차금법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 측은 “여야 간사 간 사전 합의되지 않은 안건”이라고 반발하며 퇴장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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