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심사 등 민생은 뒷전…고양시의회 파행 계속

고양시청과 고양시의회. 고양시 제공

집행부와의 갈등으로 파행을 이어가고 있는 경기 고양시의회가 정례회 종료 일주일을 앞두고 있지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강도 높은 시정 혁신을 예고하며 고양시는 조직개편안과 예산안을 내놓았지만 시의회에서 심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시정 운영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고양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제268회 제2차 정례회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과 조직개편안 등을 심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본회의가 개회하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17명 전원은 본회의를 일방적으로 보이콧하고 현재까지 등원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고양시 비서실장이 민주당 의원들을 무시하는 언행을 했다며 본회의 시작 전 비서실장의 공식적인 사과를 집행부에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시의원들이 특정 직원과의 감정싸움으로 시의회를 보이콧해 민생을 위한 예산 등 약 3조원의 예산안 처리는 늦어져 시정 운영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민주당 시의원들과 집행부의 갈등은 이동환 고양시장이 지난달 7일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7) 참가를 위해 이집트 출장길에 오르면서 시작됐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지난달 4일 이 시장이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에 해외 출장을 나서려 한다며 규탄 집회를 열고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시의원들과 집회 철회를 요구하는 비서실장 간 언쟁이 벌어지며 갈등이 있었다.

이 같은 시의회와 집행부의 갈등에 김영식 고양시의장이 중재에 나서기로 했지만, 제대로 된 결과물을 보이지 못하자 불신임안 상정까지 논의되는 등 정례회 종료 일주일을 앞두고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동환 시장과 김영식 의장, 시의회 김미수 민주당 대표·이철조 국민의힘 대표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두 차례 만났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해결은 요원한 상황이다.

일부 시의원들은 시의회 파행이 내년까지 장기화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시의회 파행이 장기화된다면 시정은 준예산 편성으로 최소한의 기능은 하겠지만, 새로운 사업 추진 등 정상적인 시정 운영은 어려워져 그 피해는 결국 고양시민이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미수 민주당 대표 시의원은 “이동환 시장의 해외 출장에 대한 규탄 집회 자리에서 비서실장은 시의원들을 향해 빈정거리며 무례한 언행을 했다.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원도 집행부가 이같이 무시를 하는데 시민이 집회나 성명을 발표할 때는 더 한 취급을 받을 것”이라며 “이 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 본회의 전 비서실장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조 국민의힘 대표 시의원은 “이번 회기는 조직개편안과 예산안 등 민생과 연결되는 중요한 안건을 처리해야 하는데 민주당의 보이콧으로 파행하고 있다. 민주당 측에서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문제는 맞겠지만 이 사안으로 시의회 파행을 지속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면서 “시민을 위해 민주당은 집행부와 하루빨리 합의점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고 시의회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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