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네 발] SNS 속 범람하는 동물 ‘모금 글’

사회적으로 만연한 후원금 횡령 의혹, 동물도 피하지 못한다

동물보호소의 유기견들. 출처: 연합뉴스

택배 회사 모델을 맡으며 일약 스타가 된 택배견 경숙이(가명). 택배 기사로 일하던 개 주인도 ‘강아지 아버지’라 불리며 명성을 얻었다. 현재 경숙이의 행방은 묘연하다. 주인이 기부금 불법 모금 혐의로 기소돼 수사 중이기 때문이다. 그는 팬에게 병원비, 차 수리비 등을 이유로 돈을 요구했다. 경찰은 그가 챙긴 돈이 6억원에 이를 것으로 파악한다.

SNS에서 이런 ‘모금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치료나 용품 구매 같은 일을 위해 진행한다. SNS 특성상 공유와 관리가 쉽다. 주최 측은 받은 금액과 사용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목표로 한 금액이 모이면 종료한다. 차액은 다른 곳에 후원하거나 반환한다.

네이버의 기부 플랫폼 '해피빈'에 게시된 기부금 사용계획. 출처: 네이버 해피빈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포털 역시 기부 서비스를 운영한다. 동물권이 사회적인 논쟁거리로 떠오르며 동참하는 움직임이 많다. 적게는 몇백만 원부터 많게는 몇억 원이 모인다. 후기를 통해 내가 보탠 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모인 돈이 투명하게 사용되지 않을 때가 있다. 앞서 언급했던 택배견이 그랬다. 병원비와 차 수리비를 명목으로 돈을 받았으나 실제로는 공지했던 액수보다 적었다. 기부자가 입장 표명을 요구하자 견주는 자취를 감췄다.

동물의료비 모금을 중단한 카카오 같이가치. 출처: 카카오 같이가치 사이트 공지사항

유용 사례가 늘자 기부금을 모집하는 카카오의 ‘같이가치’에서는 2018년부터 동물 의료비 모집을 중단했다. 동물 관련 커뮤니티에서 비슷한 이유로 후원을 부탁하는 글 작성을 금지하는 때가 있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는 1000만원 이상 10억원 미만 금액을 모집하려 할 때는 사전에 관할 시청, 혹은 도청에 등록해야 한다. 그러나 1000만원 이하 소액은 등록 의무가 없다. 특정 기관이 나서기 어렵고, 신뢰를 보장할 수가 없다. 개인이 주체가 된 경우 회계 관리가 소홀해 금액을 투명하게 관리하기가 어렵다.

2019년에는 거대 동물보호단체의 후원금 유용이 밝혀졌다. ‘안락사 없는 보호소’를 신조로 후원금을 받고 수백 마리 개를 무분별하게 안락사했다. 단체 대표는 사건이 공론화되자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그는 현재 별다른 해명 없이 동물보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도심 속 네 발’은 동물의 네 발, 인간의 발이 아닌 동물의 발이라는 의미입니다. 도심 속에서 포착된 동물의 발자취를 따라가겠습니다.

유승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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