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사망에 카타르WC 조직위원장 망언 “자연스러운 삶 일부”

카타르 수도 도하의 루사일 스타디움. 로이터연합뉴스

2022 카타르월드컵 건설현장 이주노동자들의 사망 등 인권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장이 “죽음은 삶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해 비판받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월드컵 조별리그 기간에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캠프로 쓰인 리조트의 보수 작업 중 필리핀 출신 노동자가 사망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나세르 알 카테르 카타르월드컵 조직위원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지금 이 얘기를 하고 싶은 거냐?”며 “일을 하든, 잠을 자든 죽음은 삶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국제인권감시기구인 휴먼라이츠워치(HRW) 대변인 로스나 베굼은 “사망한 이주노동자에 대한 냉담한 무시를 보여준다”고 꼬집으며 “죽음이 발생하고 그게 당연하다는 그의 발언은 많은 이주노동자들의 죽음이 예방 가능했다는 사실을 무시한다”고 비판했다.

알 카테르 조직위원장은 카타르월드컵을 둘러싼 이주노동자 문제 지적에도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물론 노동자 한 명이 죽고 유족에겐 조의를 표한다”면서도 “이게 첫 번째 질문으로 집중하고 싶다는 게 이상하다. 노동자들의 죽음은 월드컵 기간 동안 큰 주제였는데, 이와 관련해 언급된 모든 것이 완전히 거짓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많은 언론인이 왜 이렇게 오래 이 문제를 떠들어대는지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국제엠네스티 이주노동자 인권조사관인 엘라 나이트는 “모든 죽음에 대해 조사가 이뤄졌다는 알 카테르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수년간 당국에 노동자 사망과 관련한 실태조사를 요구했지만 전혀 소용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극단적인 더위에서 일하는 게 명백히 건강에 위험함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수의 사망을 ‘자연적 원인’으로 분류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가디언은 카타르가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인도·파키스탄·네팔·방글라데시·스리랑카 이주노동자 약 6500명이 월드컵 건설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지난 12년간 카타르의 느슨한 노동법 등으로 착취·학대당한 이주노동자는 최고 10만 명이고, 특히 가사 및 경비 노동자들 다수가 하루 14~18시간 동안 노동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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