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참사 ‘공동정범’ 적용 신중… “사소한 과실, 책임 물을 우려”

“수사 초기부터 ‘공동정범’ 법리 검토 중”
“단독 범행 입증 어렵다”면서도 일선 현장 공무원까지 책임 확대 우려도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인 해밀톤호텔 옆 골목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이한결 기자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한 주요 피의자들을 ‘공동정범’으로 처벌하는 방안과 관련해 “수사 초기부터 이 법리를 적용해 조사 중”이라면서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일한 원인으로 참사의 결과가 명확하게 규명되기 어려운 대형 참사의 특성을 고려한 조치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피의자의 결과 책임에 대한 단독범행으로 법리를 구성했을 때 인과관계에 대한 객관적인 귀속이 어려워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가령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과실이 158명이 사망한 결과에 직접적 책임이 있다고 법리를 구성하면 입증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용산소방서 서울교통공사 등의 과실이 중첩된 결과라고 본다면 인과관계 입증이 수월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공동정범’으로 법리를 구성하면 현장에서 조치한 일선 경찰관과 소방관들에게도 책임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 대변인은 “사소한 과실이 있는 공무원도 공동정범으로 인정될 수 있어 수사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을 빚고 있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류품 마약 검사와 관련해선 “특수본은 이태원 참사와 마약의 연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사고현장 주변에서 누군가 나눠준 마약 사탕을 먹은 사람들이 구토하며 쓰러졌다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현장 유류품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를 한 것”이라며 “피해자들의 마약 혐의에 대한 수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마약 관련 부검도 유족이 희망하는 때에만 예외적으로 실시했다고 부연했다.

특수본은 이날 이 전 서장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신청과 다른 주요 피의자 구속영장 신청을 위한 보강 수사를 이어갔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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