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의혹’ 관련자 “김건희 여사 명의 계좌 몰라”

권오수 전 회장 재판에 증인 출석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 이뤄지던 시기 김건희 여사 명의 계좌에서 나온 대량 매도 주문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받는 피고인이 자신과 김 여사의 연관성을 거듭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는 9일 도이치모터스 권오수(64) 전 회장 등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투자자문사 블랙펄인베스트(이하 블랙펄) 임원 민모(구속)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민씨는 ‘주가조작 선수’인 김모(구속기소)씨와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시장에서 서로 주고받는 통정매매 수법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 인물이다.

민씨는 지난달 말 귀국해 체포됐다.

민씨는 지난 2일 공판과 마찬가지로 자신은 김 여사 주식 거래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김씨의 변호인은 “2010년 11월 3일 김건희 명의 계좌로 9만 주를 매수했는데, 증인(민씨)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주문했나”라고 묻자, 민씨는 “기억이 없고 김건희 명의 계좌를 모른다”고 답했다.

민씨는 또 ‘김 여사 명의 계좌를 관리한 일이 있느냐’는 질문에 “(계좌를) 관리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앞선 공판에서 2010년 11월 1일 김씨가 수량과 가격을 지정해 도이치모터스 주식 매도를 문자메시지로 요구하면 민씨가 ‘준비시키겠다’는 취지로 답장하고 그 직후 김건희 여사 계좌에서 8만주 매도 주문이 나온 기록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여사는 전화로 직접 주식을 거래한 내용도 확인되는데 이 문자메시지 기록과 일치한다.

검찰은 지난 2일 공판에서 민씨가 김씨에게 문자로 받은 것과 같은 금액과 수량의 주식 주문이 몇 초 뒤 김 여사 계좌에서 실제 실행된 기록을 제시했다.

검찰은 “이 거래는 김건희가 직접 증권사에 전화해 거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 계좌에서 나온 매도 물량은 민씨의 증권 계좌로 매수된다.

검찰은 이들의 주식거래를 사전에 짜고 친 ‘통정매매’로 보는 반면 김씨와 민씨는 문제가 없는 빌록딜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민씨에게 “김건희 명의 계좌에서 매도 주문이 나온 이후 주가가 도리어 떨어졌다”며 “이를 고려하면 증인과 김씨가 장내 대량매매로 시세를 부양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민씨는 이에 “그게 사실이다. 김씨가 빨리 매도 주문을 해달라고 한 것은 다른 참여자들이 물량을 매수하지 못하도록 서둘러달라는 뜻이었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블록딜이라고 표현하는 거래를 한 결과 주가가 떨어진 것은 알겠다. 그럼 이 거래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라고 물었고, 민씨는 “시장에서 주식을 대량 매수하면 주가가 급등하니까 (김씨가) 물량을 (매도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민씨는 ‘김건희’라는 이름의 엑셀 파일 작성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 인물이다.

검찰은 지난해 9월 블랙펄 직원이 사용하는 사무실 노트북 안에서 이 파일을 발견했다.

이 파일엔느 2011년 1월 13일 김 여사 명의 계좌로 거래된 도이치모터스 주식 수량 등이 담겨 있어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가담한 증거라는 의혹이 일었다.

지난 공판에서 민씨는 이 파일의 작성 경위에 대해 “파일을 처음 본다. 모르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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