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23일, 햄 66일… 내년 시행 ‘소비기한 표시제’ 어떻게 바뀌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가공유를 고르고 있다. 뉴시스

내년 1월 1일부터 식품 포장에서 ‘유통기한’이 사라지고 ‘소비기한’을 표시한다. 두부는 현행 유통기한 17일에서 소비기한 23일, 요거트는 18일에서 32일, 빵류는 20일에서 31일, 햄은 43일에서 66일로 바뀐다.

변화 시점이 당장 3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식품·유통업계에선 분주하게 준비 중이다. 다만 소비자 인식 변화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업계가 ‘소비기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1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단국대 양성범 환경자원경제학과 교수팀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소비기한이 지난 식품을 섭취할 것인지’에 대해 응답자의 52.9%는 “소비기한이 지난 제품도 먹겠다”고 답했다. 반면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섭취하겠다’는 대답은 6% 뿐이었다. 이는 소비자가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 혼동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 교수팀은 “유통기한이 며칠 지난 식품이라도 제대로 보관했다면 일정 기간 섭취가 가능하지만, 소비기한이 지났다면 제품의 보관 상태와 관계없이 먹으면 안 된다. 제도 홍보가 충분하지 않은 채 소비기한 표시제도를 도입하면 혼란스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38년 동안 시행한 유통기한 표시제를 소비기한으로 변경하는 건 식량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소비자에게 정확한 식품 섭취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식량자원을 넉넉한 기간에 사용함으로써 쓰레기 배출량이 줄어든다는 기대도 깔려 있다. 식품·유통업계에서도 폐기처분 기한 증가로 재고 관리가 용이해질 전망이다.


유통기한이 소비기한으로 바뀌면 제품에 표시되는 날짜는 얼마나 길어질까.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소 14시간(비살균 즉석섭취식품·59시간→73시간)에서 최대 36일(과자류·45일→81일)까지 연장된다. 최근 23개 식품유형의 80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 ‘식품유형별 소비기한 참고값 안내서’에 담긴 수치다. 식약처는 앞으로 품목을 확대해 참고값을 추가 제시할 계획이다.

식품업계는 예정된 변화인 만큼 ‘차질 없이 도입’에 무게를 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브랜드마다 기한 변경에 따라 맛과 품질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점검 중이며 신제품 위주로 소비기한도 표기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기한 도입이 재고량, 가격 등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당분간 소비자 혼동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소비기한을 유통기한과 크게 차이나지 않도록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한 식품기업 관계자는 “회전율이 빠른 제품군의 경우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의 차이를 크게 두지 않을 수 있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유통업계는 소비기한 도입으로 소비 자체가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식량자원을 낭비하지 않으려는 차원에서 도입된 만큼 소비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 여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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