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대 사형집행’ 이란에 국제사회 제재·비난 잇따라

이란 정부는 10일(현지시간) 24명 사형 집행 밝혀

튀르키예(터키) 수도 이스탄불에서 '히잡 의문사'한 마흐샤 아미니를 추모하는 시위가 10일(현지시간) 열렸다. 로이터연합뉴스

호주와 영국, 캐나다가 반정부 시위 참가자를 사형시킨 이란을 제재하고 유럽연합(EU)이 추가 징벌 조치를 예고했다. 반정부 시위는 3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이란은 체포한 시위대 24명에 대해 추가로 사형을 집행할 예고에 서방의 비난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AFP·로이터 통신은 호주가 영국과 캐나다의 이란 제재에 11일 동참했다고 보도했다. 호주는 ‘히잡 시위’와 관련해 ‘도덕 경찰’로 불리는 이란의 지도 순찰대(가쉬테 에르셔드) 등 2개 단체와 관계자 등 13명을 제재하기로 밝혔다. 영국과 캐나다는 지난 9일 이란 관리 등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호주 ABC 방송은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이 전날 13명의 이란인과 러시아인을 마그니츠키식 제재 명단에 올린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마그니츠키식 제재는 미국의 인권 책임법에 따라 인권탄압과 부패 혐의가 있는 전 세계 관료를 상대로 자산을 동결하고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 방식을 말한다. 러시아의 내부 고발자 세르게이 마그니츠키의 이름에서 따왔다.
지난달 24일 유엔 인권이사회(UNHRC)가 열리는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 앞에서 '도덕 경찰'에 희생된 이란 반정부 시위대원들의 초상이 늘어져 있다. AFP연합뉴스

호주는 또 히잡 시위와 관련해 바시즈 민병대도 제재 명단에 올렸으며 이슬람 혁명수비대의 고위 지휘관인 세예드 사데흐 호세이니를 비롯해 히잡 시위 진압에 관련 깊은 6명도 제재하기로 밝혔다. 영국은 이란 관리 등 30여 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으며, 캐나다 정부도 아야톨라 알리 하마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 고위 측근과 사법·교정 관리, 경찰 등 22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EU 역시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고 미성년자 60여 명을 포함해 이란 인권단체 IHR 추산 최소 458명의 시위자를 살해한 이란에 추가 징벌 조치를 할 예정이다.

이란 일간 에테마드는 이날 사법부 관계자를 인용해 시위대 25명에 내려진 사형선고 중 1명의 형은 집행됐으며 24명에 대해 추가로 사형 집행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란 사법부는 “이들은 신에 대항한 전쟁을 벌인 죄로 법에 따라 처벌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에 희생된 보안군의 영결식에 참석해 "보안군 살해 가해자들을 단호하게 찾아내 재판하고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이란 사법부는 지난 8일 시위에 참가했던 모센 셰카리(23)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셰카리가 받은 혐의는 지난 9월 25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도로를 점거하고 보안군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였다.

서방 국가들은 이란을 향해 일제히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은 셰카리의 사형이 반정부 시위 상황을 끔찍하게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란 정권이 자국민에게 저지른 폭력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도 이와 관련해 베를린 주재 이란대사를 초치했다고 전했다. 스페인은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사형 집행을 비난한다”며 “이란 정부는 표현과 평화적 시위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란 정부는 시위에 강경 진압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란 국영 언론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숨진 보안군의 영결식에 참석해 “보안군 살해 가해자들을 단호하게 찾아내 재판하고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