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에 손해배상, 공정위 조사까지… ‘상처뿐인’ 화물연대

빈손 철수 이후 후폭풍 직면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 조차 불투명
지휘부 책임론도 제기될 듯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총파업 16일 만에 빈손으로 철수를 결정한 뒤 거센 후폭풍에 직면하고 있다. 정부는 집단 운송거부가 초래한 막대한 경제 피해를 강조하며 ‘손해배상 청구서’를 예고했고, 경찰과 공정거래위원회도 파업 과정의 위법 사안에 대한 수사·조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상처뿐인 투쟁’이 돼버린 이번 총파업을 두고 화물연대와 민주노총 지휘부에 대한 내부 책임론도 일 것으로 보인다.

11일 노동계에 따르면 화물연대가 지난 9일 진행한 ‘총파업 철회 여부’ 조합원 투표에는 전체 2만6144명 중 3575명이 참여했다. 투표율 13.6%에 그쳤다. 61.8%(2211표)의 찬성으로 업무 복귀가 결정됐지만 저조한 투표율은 화물연대 내부의 쪼개진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화물연대 부산지역본부는 조합원 투표로 파업 철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집행부의 책임 회피하고 반발하며 투표 없이 해산하기도 했다. 광주본부 산하 목포지부 역시 집행부 사퇴를 요구하면서 찬반 투표 자체를 거부하고 자체 해산했다.

이번 집단 운송거부는 지난 6월에 이른 올 두 번째 파업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핵심 요구사안인 안전운임제는 정부·여당의 ‘원점 재검토’ 선언으로 3년 연장조차 불투명해졌다. 공공운수노조는 안전운임제 사수를 위해 지속 투쟁하겠다고 밝혔지만, 당분간 화물연대가 대오를 정비하고 투쟁 동력을 다시 모으기는 쉽지 않다.

기업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정부의 입장도 여전히 강경하다. 국토교통부는 파업 철회 발표 이후에도 “업무개시명령이 두 차례나 발동되고 나서야 복귀한 것은 유감”이라며 “화물연대는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은 지난 16일 간의 운송거부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번 파업으로 인한 산업계 피해는 3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앞서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지원하겠다고 했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화물연대 파업으로 공공주택 건설 공사가 차질을 빚고 있다며 공사 중단 시 손해배상 소송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화물연대에 대한 공정위 조사도 계속된다. 파업 과정에서 부당한 공동행위와 사업자단체 금지행위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조사 방해 행위를 검찰에 고발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할 계획이다. 파업 중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도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화물차량 손괴·운송방해 등 41건, 60명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는 중이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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