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규제 완화했다지만…中 청년들의 암울한 현실

지난 11월 27일(현지시간) 중국 공안이 상하이의 한 거리에서 열린 '제로 코로나' 정책 항의시위 참가자를 제압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의 대학생인 맨디 리우(21)씨는 내년 졸업을 앞두고 있다. 관광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지금까지 80곳이 넘는 회사에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아직 단 한 곳에서도 연락을 받지 못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국에 살았던 사람이면 누구나 이 나라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완화에도 청년 세대는 침체된 경제 속에서 실직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으며 부모 세대가 누렸던 소득 증가를 꿈꿀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3년간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중국 경제는 큰 타격을 입었다. IT와 사교육 등 빠르게 성장하던 산업은 봉쇄와 단속에 움츠러들었고 민간 부문에서 기회는 줄어들었다.

부진한 성장은 청년 실업률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 청년 세대(16~24세)의 실업률은 19.9%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2018년부터 수치를 발표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9월에는 17.9%로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전 연령대 실업률 평균의 3배에 달한다. 내년에는 1160만명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시장에 뛰어든다.

지난 11월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우루무치 화재 희생자 추도식에서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검열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백지 시위'를 펼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운 좋게 일자리를 구해도 임금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중국 취업사이트 자오핀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취업한 대졸자의 평균 임금은 지난해 졸업생보다 12%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부문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청년들은 경제 호황기에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었던 대학원·국가 교직·공무원 등의 직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잠정 연기된 올해 중국 국가 공무원 시험에는 3만7100명 모집에 259만7700명이 지원해 7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상하이의 한 IT스타트업에서 일했던 리씨도 현재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상하이가 봉쇄된 이후 해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적절한 직장을 찾는 것은 어렵고 그 직장을 오래 다니는 것은 더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 청년 세대는 ‘열심히 공부하면 부모보다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다’라는 말을 들으며 자라왔다. 독일 싱크탱크 메르카도르중국학연구소의 수석 경제학자 막스 정러인은 “‘좋은 교육을 받으면 좋은 보수를 받는 직업을 얻을 수 있다’가 일종의 사회적 약속이었지만 이는 더 이상 지켜질 수 없다”며 “실망하는 첫 세대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중국 청년들에게 엄청난 감정적 압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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