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與의원 “참사 300m 떨어진 곳서 시신”… 특수본 “사실 무근”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 발언
음모론 공개 제기 부적절 지적도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현장에서 300m나 떨어진 곳에도 시신이 있었다”는 여당 의원의 공개 발언이 나오자 참사 원인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여당 의원의 해당 발언 출처는 마약 등 압사 이외의 사인 가능성을 언급한 인터넷 기사로 알려졌다. 사실상 ‘음모론’에 가까운 발언을 여당 의원의 국회 본회의장에서 공식 발언한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송언석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그날 참사는 소위 말하는 해밀톤호텔 옆 골목만 있었던 게 아니다”라며 “현장에서 직선거리로 무려 300m나 떨어진 곳에도 시신이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해밀톤호텔 옆 골목의 압사 사고 이외에 또 다른 사고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그런 것들을 경찰에서 제대로 수사를 해서 참사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질 사람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하는 것이 국정조사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참사 원인을 수사하고 있는 특수본은 송 의원의 발언이 근거가 없다고 본다. 특수본 관계자는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구급 활동을 위해 임시로 100m 이내 인근으로 옮긴 경우는 있지만 참사 현장으로부터 300m 떨어진 곳에서 시신이 발견됐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특수본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로 발생한 피해자 158명은 모두 해밀톤호텔 옆 골목과 이 골목과 맞닿아 있는 인근 골목 안에서 발생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해밀톤호텔 옆 골목에서 압사 사고가 처음 발생하면서 주변에 영향을 미친 ‘하나의 사고’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압사 사고나 마약 등 기타 사고 가능성에 대해서도 “다른 사고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송 의원의 발언은 한 인터넷 매체 기사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사는 참사 현장으로부터 120m 떨어진 곳에서도 시신이 다수 발견됐다며 마약이나 독극물 등 압사 이외의 사인 가능성을 언급하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이날 발언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에 앞서 진상규명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다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진상규명 필요성을 언급하기 위해 ‘음모론’에 가까운 이야기를 국회 본회의장에서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부적절한 언행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수본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무분별한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최근 국과수에 일부 유류품에 대한 마약검사까지 실시했다. 그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특수본 김동욱 대변인은 지난 9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현장 분실물을 국과수에 감정 의뢰한 것”이라며 “이번 사고와 마약의 연관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고 원인을 한달 넘게 수사하고 있는 특수본은 마약 등 압사 사고 이외의 사인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수본은 사고 당시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3D시뮬레이션 분석을 의뢰해 그 결과도 검토하고 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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