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으로 일하며 200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45)씨가 “평생토록 죄를 반성하고 참회하면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2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4부(재판장 김동현)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씨는 “수많은 분을 힘들게 하고 피해를 주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며 “평생토록 죄를 반성하고 참회하면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회삿돈을 수백억원 단위로 횡령하는 사건이 늘었는데 가장 큰 범행인 이 사건을 일벌백계해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없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또 부동산 분양과 리조트 회원권 등 반환채권 몰수 명령을 내리고 약 1148억 원을 추징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해가 회복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1148억 원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된 이래 피해 적용액 최대치”라고 중형을 구형한 이유를 밝혔다.

이씨는 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으로 재직하며 2020년 11월∼2021년 10월 회사 자금이 들어있는 계좌에서 본인 명의 증권 계좌로 2215억원을 15차례에 걸쳐 이체한 뒤 주식투자 등에 사용한 혐의로 지난 1월 구속기소됐다.

2200억대원 횡령액 중 자금 335억원이 반환돼 실제 피해액은 1800억여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횡령 자금 중 일부는 주식에 투자했다가 약 761억원 손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또 횡령한 돈으로 1㎏짜리 금괴 855개(시가 690억원 상당)를 사들였는데 이 금괴는 이씨 건물, 이씨 아버지, 이씨 여동생 자택 등에서 발견됐다. 이 금괴는 회사가 돌려받았다.

이씨는 또 횡령금을 이용해 75억원 규모 부동산을 아내와 처제 명의로 매입했고 소유하던 상가건물을 부인과 처제에게 각 한 채씩 증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 아버지는 지난 1월 경찰 수사 과정에서 유서를 남기고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검찰은 이씨의 범행에 가담한 아내 박모씨에게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으로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같은 혐의로 이씨 처제와 여동생에게는 징역 3년씩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가족들에 대해서는 “갑자기 한 달 동안 수백억원 단위를 거래하는데 피고인들은 (돈 출처를) 몰랐다 주장한다”며 “주식 투자로 수백억을 벌 수 있지만 시드머니가 있어야 하는데 피고인들은 이씨의 그 돈이 어디서 나서 했다고 생각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씨 등에 대한 1심 선고는 다음 달 11일 오후 2시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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