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당심 잡아라’…전대룰 변경 움직임에 국힘 ‘우향우’


차기 당대표를 뽑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높이는 방안이 추진되자 당권주자들도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우향우’ 행보를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의 현행 규정은 ‘7(당원투표)대 3(여론조사)’ 룰로 당대표를 선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당심(黨心) 비중을 높이기 위해 ‘9(당원투표)대 1(여론조사)’로 개정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전당대회에 비해 당심 확보가 당대표 선거의 승리 조건으로 떠오르면서 보수 성향의 당원들을 향한 구애 경쟁이 더 뜨거워진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보수적인 당원들의 의식해 우편향적 메시지들을 발산하면서 중도층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가세하면서 ‘9대 1’ 룰 변경 논의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시당 당원만남 행사에서 “1반 반장을 뽑는데 3반 아이들이 와서 촐싹거리고 방해하고, 당원들의 의사를 왜곡하고 오염시키면 되겠냐”고 반문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1년 반 전에 이준석 전 대표를 뽑은 전당대회의 책임당원이 28만명이었다”면서 “지금 시점에서 우리 당 책임당원은 100만명이다. 100만 책임당원 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역할과 권한을 (전당대회 룰에) 반영하고 긍지와 자부심을 확실히 심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이 직접 나서 당심 반영비율을 높이는 룰 변경을 시사한 것이다.

정 위원장은 전당대회 시기와 관련해선 “(내년) 3월경에는 전당대회를 치러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시간표를 제시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우향우’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친윤계 맏형 권성동 의원이 지난 10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출범을 거론하면서 논란을 촉발시켰던 것이 대표적 예다.

권 의원은 “지금처럼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결합해서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며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이어 “실제 일부 시민단체는 세월호 추모사업을 한다며 세금을 받아 가서 놀러 다니고 종북 교육에 사용했다”며 “이런 횡령이 반복되지 않도록 범정부 차원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극우 유튜버 같은 막말을 멈추고 유가족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다른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우리 사회 일각에는 여전히 이태원 사망자들을 추모한다는 명분으로 정권퇴진을 외치는 불순 세력들이 도사리고 있는 것 현실”이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12일 “정치경험이 많은 두 중진의원들이 자신의 발언이 불러올 파장을 몰랐으리라고 보지 않는다”며 “이들 당권주자들은 당원들을 의식해 논란을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 사이에서는 ‘이재명 때리기’ 발언이 쏟아진다. 또 민주당이 해임건의안을 처리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감싸기’도 유행이다.

그동안 친윤계와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이 장관의 자진사퇴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던 안철수 의원도 민주당의 해임건의안 처리에 대해선 “오직 정치적 이익을 얻을 목적만을 위한 공세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메시지뿐만 아니라 당권주자들의 지역 방문 일정 역시 당원들이 집중돼 있는 영남권에 쏠리는 중이다.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진의원은 “당권주자들의 메시지가 자꾸 오른쪽으로 쏠리는 것은 전당대회 1년 후 총선이 치러지는 일정을 감안하면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도로 영남당’이 되면서 당의 확장성이 막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당심에만 집중하다가 중도층 지지를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인 것이다.

그러나 다른 중진의원은 “전당대회는 당원들이 당대표를 뽑는 일이고, 그런 면에서 당원에 초점을 둔 메시지를 내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전당대회 후 총선이 다가오면 또 그때 상황에 맞게 자연스레 민심을 수용하는 쪽으로 노선을 수정해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수 박민지 기자 jukebox@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