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민 감세’로 정국 돌파…2조원 감액 단독 예산안 마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 감세’ 기조의 단독 예산안 카드를 꺼냈다. 예산안 협상에서 ‘서민·중산층 감세’를 명분으로 정부·여당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마이동풍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여당의 태도 때문에 (협상에) 진척이 없다. 가장 큰 장애물은 초부자 감세를 고집하는 것”이라며 “합의가 되지 않으면 민주당의 독자적인 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법 제한 때문에 서민 예산을 증액하지는 못하지만 서민·중산층을 위해 ‘국민 감세’를 하겠다”며 “초부자 감세를 막고 동시에 국민 다수를 위한 감세를 하면 서민 예산 증액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15일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단독 예산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자체 예산안은 정부안에서 약 2조원을 줄인 규모로 알려졌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예산안 협상의 최대 쟁점인 법인세에 대해 “최고세율은 유지하고 영업이익 2억~5억원의 중소기업 법인세율을 20%에서 10%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3000억원 초과 법인의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하(25%→22%)하자는 정부·여당의 주장을 거부한 것이다. 종합소득세의 경우 정부가 최저세율(6%) 적용 대상을 현행 1200만원 이하에서 1400만원 이하로 조정하는 안을 내놨는데, 민주당은 이를 1500만원 이하로 수정키로 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국민으로선 7000억원의 (감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이전 예산에 대해선 “밉다고 다 깎을 수는 없다. 100%는 아니고 적정 범위에서 (삭감하겠다)”고 했고, 행정안전부 경찰국 예산에 관해선 “전액 삭감”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단독 예산안 카드를 꺼낸 건 실제 처리 의지도 있지만 막판까지 정부·여당을 압박하려는 의도도 크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지역 예산을 챙겨야 하는 의원들로선 감액 중심의 예산안이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다만 예산안 처리 책임이 집권 여당에 있고 ‘서민 감세’를 내세운 우리에게 명분이 있는 만큼 협상을 강하게 압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국회에 초당적 협력과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법인세법 개정안에 대해 “대기업만의 감세가 아닌 모든 기업의 투자·일자리를 늘려 민간 중심의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에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주례회동 후 국회에서 이 대표를 예방해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지만 견해차만 확인했다. 이 대표는 “책임 야당으로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선 양보하지 않겠다. 그 중 하나가 법인세 최고세율 구간 문제”라고 말했다.

안규영 김승연 기자 ky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