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다녀오니 바뀐 도어락…女 집엔 모르는 50대男

30대 여성 “아직도 손 떨리고 심장 뛰어”
집에 있던 남성 “노숙자인데 집에서 쉬려고” 주장
경찰, 주거침입 등 혐의로 구속

A씨가 지난달 18일 현관 도어락이 바뀐 사실을 확인하고 문을 따고 들어갈 때 촬영한 사진. A씨 제공

“아직도 손이 떨리고 심장이 뛰네요. 이런 괴상한 일을 당한 억울함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지난달 14일 해외여행을 떠났던 30대 여성 A씨는 4일 뒤 부산 연제구에 위치한 자신의 오피스텔 현관문에 도착한 뒤 깜짝 놀랐다.

집 앞에 도착해 있어야 할 택배는 없었고 도어락은 새 것으로 교체돼 있었다.

A씨는 집을 잘못 찾은 줄 알았지만 분명히 자신의 호실 앞이었다.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열쇠업체를 불러 강제로 문을 열었다. 경찰과 함께 집에 들어간 A씨는 그 자리에서 쓰러질 뻔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남성이 A씨의 침대에서 자다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50대 남성 B씨는 그 자리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택배는 B씨가 챙겨서 집 안으로 갖고 들어왔고 B씨가 먹다 남긴 간식 거리도 있었다.

B씨는 경찰에 “난 노숙자인데 지인이 이 집을 알려주고 들어가 쉬라고 했다. 씻고 자고 싶어서 이 집에 들어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관리사무소에 문을 열어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하자 열쇠 수리공을 불러 35만원을 내고 도어락을 교체한 뒤 집에서 1박 2일간 머물렀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노숙 생활을 한 것은 맞지만 진술의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있어 공범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지난달 말 B씨를 주거침입, 재물손괴 등 혐의로 구속했고 A씨 집에 들어가게 된 구체적인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사건 당일 곧바로 집을 내놨고 지난달 말 쫓기듯 이사를 해야 했다.

A씨는 “경찰을 대동하지 않고 그냥 집에 들어갔을 경우 또 다른 피해를 당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끼친다”고 했다.

A씨는 해당 사연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고 “이 사건 때문에 수면장애도 생겼고 가본 적 없었던 정신과 진료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는 “한 번도 보지 못한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제가 집을 비운 사실을 알고 도어락까지 바꿀 수가 있나.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노숙자라는 사람이 그런 큰돈을 써가며 남의 집에 들어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A씨는 또 “B씨가 말하는 지인이 존재한다면 그 지인이라는 사람이 또 무슨 짓을 할까봐 너무 두렵다”며 “열쇠수리공이 집주인을 확인도 안하고 문을 열어준 것도 용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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