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제사회 비판 아랑곳…반정부 시위대 사형 공개집행

지난 9월 21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시내에서 마흐사 아미니(22)의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집기에 불을 붙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란 사법부가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비판에도 반정부 시위대의 두 번째 사형 집행을 했다.

사법부의 미잔 통신은 12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에 참여해 사형 선고를 받은 마지드레자 라흐나바드(23)에 대해 형을 집행했다고 보도했다. 라흐나바드는 지난달 17일 동부 도시 마슈하드에서 반정부 시위에 참여해 진압에 나선 보안군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사법부는 “라흐나바드가 흉기로 보안군 2명을 살해하고 4명을 다치게 했다”며 그가 ‘모하레배(알라의 적·이슬람을 부정하는 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의 형 집행은 마슈하드 도심 거리에서 공개로 이뤄졌다. 미잔 통신은 라흐나바드가 밧줄에 묶여 크레인에 매달려 숨진 모습을 그대로 보도했다.

사법부는 지난달 13일 반정부 시위대에 가담한 이들에게 처음으로 사형 선고를 내린 데 이어 이달 8일 시위에 참여했던 모센 셰카리(23)에 대한 형을 집행했다. 사법부는 셰카리가 수도 테헤란의 한 도로를 점거하고 보안군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튀르키예(터키) 수도 이스탄불에서 '히잡 의문사'한 마흐샤 아미니를 추모하는 시위가 10일(현지시간) 열렸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첫 사형 집행으로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두 번째 형이 집행됐다.

첫 집행 이후 유럽연합(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EEAS)은 “이란 당국은 사형 판결 및 향후 추가적인 사형 집행을 삼가고, 사형제도 전면 폐지를 위한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며 강력하게 규탄했다. 국제 앰네스티도 “유죄 판결을 받은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사형 집행은 이란 사법 체계의 비인간성을 드러낸다”고 비난했다.
이란 전역을 휩쓸고 있는 반정부 시위. AP연합뉴스

AP통신은 라흐나바드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마슈하드 혁명 법원이 재판을 받는 사람이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게 하는 등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는 곳이라고 전했다. AFP통신은 라흐나바드 공개처형 소식을 전하면서 이란 정부가 국제 사회 우려를 무시했다고 꼬집었다.

현재 이란에서는 3달 가까이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후 촉발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인권 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는 이란 정부의 반정부 시위대 진압 과정에서 최소 488명이 숨졌고 구금된 시위 참가자는 1만82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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