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장관 75분간 회담…中 왕이 “미국, 국제규칙 파괴자” 비난

박진 외교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화상으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한·중 외교장관은 12일 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등 정상 간 교류 모멘텀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1시간 15분간 화상 회담을 갖고 이같이 논의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양 장관은 지난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계기에 열린 한·중 정상회담이 상호존중, 호혜, 공동이익에 입각한 새로운 한·중 협력 시대를 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양 정상이 합의한 양국 관계 발전 방향에 따른 후속 조치 이행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한·중 관계의 건강하고 성숙한 발전을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한 고위급 교류 및 소통을 활성화할 필요성에 공감했었다.

이날 양측이 장·차관급 대화, 1.5트랙 대화 등 다양한 수준에서 고위급 교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은 만큼 향후 시 주석의 방한으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박 장관과 왕이 부장이 문화콘텐츠 교류 활성화의 가시적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적극 협력하기로 함에 따라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북한의 잇따른 무력도발도 논의됐다. 박 장관은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 대화의 길로 나오도록 하는 것이 양국 간 ‘공동이익’이라고 강조했고, 왕이 부장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회담 후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왕이 부장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과 같은 미국의 행위가 중국과 한국을 포함한 각국의 정당한 권익을 해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미국은 국제 규칙의 건설자가 아닌 파괴자임을 입증했다”며 “각국이 세계화에 역행하는 낡은 사고와 일방적 패권 행태에 맞서 진정한 다자주의를 수호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국의 외교수장이 양자 외교 회담에서 제3국을 실명으로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왕이 부장이 미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한·미 사이를 ‘갈라치기’ 하려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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