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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영 교수의 ESG와 기독교-10] 성경을 통해 보는 ESG경영 회의론 극복


성경에 나타나는 여러 예언은 단순하게 미래에 일어날 일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목적에만 머물지 않는다. 성경의 예언은 이를 통해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역사의 주관자이심을 나타냄과 동시에 진실을 선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진실에 비추어 인간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특히 하나님은 위기 상황 때마다 선지자의 예언을 통해 그의 백성들이 회개하고 돌이킬 기회를 주셨다. 예언은 절망에 처한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기 위함이기도 했다.

성경에는 위기 상황에서 선지자를 통해 주신 예언에 대해 거짓 선지자들이 온갖 논리를 동원하여 군중들을 현혹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거짓 선지자들은 백성들이 처해 있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자신이 불리한 내용은 각색하고 진실을 왜곡한다. 현실에 안주하기를 원하는 군중이 듣기 좋아하는 논리를 제시하며 인기에 영합한다.

ESG경영이 나오게 된 주요 배경인 기후 위기와 관련되어서도 유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자신이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진실을 숨기며 자신이 부담해야 할 책임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 탓을 하거나 문제를 평가절하한다.

1980년대 후반 남북극 및 히말라야 만년설이 감소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해수면이 상승, 키리바시 등 남태평양 섬나라들을 비롯해 방글라데시 등 저지대 국가와 암스테르담 같은 저지대 도시가 수몰 위기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988년 설립된 국제기구가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다. IPCC는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규명을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으로 설립하였다. IPCC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 수준에 획기적인 변화가 없으면 기후 위기가 더욱 심화할 것이며 파국적인 상황이 초래될 것임을 계속해서 경고해 왔다.

여러 과학자도 인류를 파멸시킬 수도 있는 기후 위기를 피하고자 지구생태시스템 전체의 관리가 시급하다는 경고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8년 스테판(Steffen) 등이 PNAS저널에 게재한 ‘인류세(人類世, 인류가 지구 기후의 생태계를 변화시켜 만들어진 새로운 지질시대)에 있어서의 지구 시스템의 궤적’(Trajectories of the Earth System in the Anthropocene) 논문을 보면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지구온난화가 임계점을 넘으면 생태계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것임을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세계 경제의 탈 탄소화, 생물권 탄소 흡수원의 향상과 인간 삶의 행태를 바꾸는 등 인간의 집단적인 행동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지구과학자 요한 록스트룀과 오웬 가프니도 2021년 출간한 ‘경계 해제: 지구 이면에 숨겨진 과학’(Breaking Boundaries: The Science Behind our Planet)에서 현재의 지구온난화는 회복 불가능한 임계점(tipping point)을 넘기 직전 상황이라는 경고를 하고 있다. 기후 위기를 인지한 과학자들의 진단이다. 더 나아가 기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와 국가 및 기업 수준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우리 삶의 행태를 바꾸지 않으면 위험하다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기후 위기는 허구다. 위기의 실체는 없으며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생태계 변화는 자연스럽게 균형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ESG경영과 관련해서는 개별 기업의 환경경영 노력은 사회적 비용만 초래하는 무익한 시도라고 비판한다.

ESG경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국제 원자재와 곡물 가격이 크게 오르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 에너지난이 지속되자 더욱 크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2022년 6월 주주총회에서 “ESG를 투자기준으로 삼겠다”는 과거 주장에서 한발 후퇴하여 투자수익률 제고를 위해 “기업의 무리한 탄소 중립 정책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도 “ESG는 사기이며 엉터리 사회정의 전사들이 그것을 무기화했다”라고 비판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유가 급등에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인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기업의 주가가 급등함에 따라 ESG 투자에 대한 유인이 약해지고 그에 따라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기업의 노력을 평가절하하는 시도가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평가절하는 기업에 당장의 비용 절감과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기에 너무나 매력적이다. 성경에도 하나님께서는 선지자의 예언을 통해 파멸의 길에 들어선 백성들이 회개하고 행동을 바꿀 기회를 주고자 한 사례가 다수 있다. 하지만 사적 이익을 위해 달콤한 말을 하는 거짓 선지자들을 믿고 임박한 위기에 대비하지 못함으로 백성들은 비극적인 결과를 겪어야 했다.

예레미야 28장에 보면 ‘하나냐’ 라는 거짓 선지자가 등장한다. 하나냐는 성전에서 제사장들과 모든 백성이 보는 앞에서 예언하기를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이같이 일러 말씀하시기를 내가 바벨론의 왕의 멍애를 꺾었느니라”(렘 28:2)라며 백성들에게 바벨론 세력이 멸망할 것이고 평화가 찾아올 것이니 위기의식에서 벗어나라고 안심시키고 있다. 예레미야 선지자가 다가올 외세의 침략과 민족의 위기에 대해 예언한 것을 무력화시키는 발언을 하는 것이다. 예레미야는 누구보다도 진심으로 민족의 지속적인 번영과 평화를 바라고 이를 위해 백성들이 회개하고 그들이 삶의 행태를 바꾸라고 선포하였다. 이러한 변화가 없이는 위기가 찾아올 것임을 예언하였다. 반면에 거짓 선지자는 그럴듯한 논리로 평화를 선포하며 백성들을 현혹하여 미래에 발생할 위기를 반전시킬 기회를 빼앗아 버렸다.

평안한 시기에 위기 상황을 준비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하기 싫은 일이다. 현재의 안락함을 포기하고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냐가 전한 축복과 달콤한 예언에 사람들은 열광한 이유도 같았다. 인기에 영합하려는 지도자가 거짓 공약을 남발하게 되는 이유다. 예레미야는 진실을 깨닫고 위기에 반응했던 반면, 하나냐는 자기가 유리한 방향으로 하나님의 뜻을 왜곡했다. 더 나쁜 것은 백성들이 자신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않고 현재의 특권만을 누리려는 죄성을 방관한 것이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ESG경영에 대한 회의적 시각에 대해 성경은 “평안하다 안전하다 할 그때에 멸망이 갑자기 이르리니 결코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살전 5:3)이라는 경고를 하고 있다. 이어서 사도바울은 우리에게 “오직 깨어 정신을 차릴지라”(살전 5:6)고 전하면서 ESG경영에 대한 회의론을 극복하라 제안하고 있다. (다음 회, 생태신학와 ESG경영)

◇ 이호영 교수는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교내 ESG/기업윤리 연구센터 센터장으로 ESG경영, 재무회계와 회계감사, 경영윤리를 강의하고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ESG관련 자문을 하고 있다.

정리=

이현성 인턴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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