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인도 ‘몽둥이 충돌’ 2년 만에, 국경에서 또 난투극

9일 아루나찰프라데시주 타왕 국경에서 충돌
인도 매체 “중국군 수백명 LAC 침범, 인도군 20명 부상”
中외교부 “국경 정세 전반적으로 평온”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 지역 모습. 중국 바이두 홈페이지

중국과 인도 군인들이 국경에서 난투극을 벌여 인도군 수십 명이 다쳤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2020년 6월 국경 분쟁 지역인 갈완 계곡에서 양측 군인이 몽둥이와 돌을 들고 싸워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충돌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이번 충돌은 지난 9일 인도 북동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 인근 타왕 지역 국경에서 벌어졌다. 한 소식통은 “300~400명의 중국군이 실질통제선(LAC)을 넘어 침범하자 인도군이 강하게 막아서면서 충돌이 발생했다”며 “양측 군인 일부가 골절상을 당하는 등 다쳤고 인도군 6명이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다친 인도군이 20명에 달하고 중국군 부상자는 더 많다고 전했다.

인도군은 성명을 내 “양쪽 군인 일부가 경미하게 다쳤고 양측은 즉시 해당 지역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후속 조치로 인도군 사령관이 중국군 측과 분쟁 해결을 위한 회담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라지나트 싱 인도 국방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지난 9일 중국군이 타왕 지역에서 국경을 침범하면서 일방적으로 현 상태에 대한 변경을 시도했지만 우리 군이 용감하게 막았고 그들의 초소로 몰아냈다”며 “이 과정에서 양측 군인 일부가 다쳤으나 우리 군은 숨지거나 중상을 입지 않았다”고 말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국경 충돌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중국과 인도의 국경 정세는 전반적으로 평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측은 외교·군사 채널을 통해 국경 문제에 관한 원활한 소통을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인도는 양국 지도자의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고 관련 협정을 엄격히 준수하며 국경 지역의 평화와 안녕을 수호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양측 모두 사건의 파장이 확대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사태 수습에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경선에 대한 중국과 인도의 견해는 완전히 엇갈린다. 인도는 영국 식민지 시절 영국이 그은 맥마흔 라인을 국경선으로 삼고 있는 반면 중국은 영국 침략 이전의 전통적 경계선을 국경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은 국경 관할권을 놓고 1962년 전쟁을 치렀지만 국경을 확정하지 못하고 3488㎞에 이르는 실질통제선을 경계로 삼았다. 중국은 아루나찰프라데시주의 약 9만㎢를 ‘짱난’(남티베트)이라고 부르며 이곳을 실효 지배하고 있는 인도와 대립해왔다. 인도는 카슈미르 악사이친의 3만8000㎢ 땅을 중국이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다만 양측은 2013년 체결한 국경 방어에 관한 합의에서 확전을 막기 위해 국경에서 총 쏘는 것을 피하기로 했다. 45년 만에 처음 사망자가 발생한 2020년 갈완 계곡 충돌 때 양측 군인들이 몽둥이와 돌 같은 무기를 들고 싸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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