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해임안 ‘거부’ 표명 놓고…민주당·대통령실 ‘수싸움’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거부’ 표명 여부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대통령실 사이에 치열한 수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민주당은 명확한 거부 입장을 이끌어내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윤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유가족과 국민들의 분노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략적 계산 때문이다.

반면, 대통령실은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수용할 의사는 전혀 없으면서도 ‘거부냐, 수용이냐’는 택일의 질문에 대해선 가타부타 말이 없는 상태다. 대통령실 역시 거부 표명을 요구하는 것이 민주당이 깔아놓은 ‘덫’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실 입장은 해임건의안을 사실상 거부하겠단 것으로 헌법 정신을 정면 부정하면서까지 이 장관에게 면죄부를 주겠다는 선언”이라며 “오직 동문 후배이자 최측근인 장관만 챙기겠다는 아집”이라고 주장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대통령이 거부할 것인지, 수용할 것인지 직접 밝혀야 한다”면서 “윤 대통령의 직접 답변을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에게 답변을 직접 요구하는 것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책임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대통령실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뤄지기 전에 이 장관 등에 대한 문책을 하기는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는 민주당의 정치 공세로 규정하고 있다. ‘거부냐, 수용이냐’는 질문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는 이유다.

대통령실도 이 장관 해임건의를 즉각적으로 거부할 경우 여론의 역풍이 일 수 있다는 근심이 크다.

이 장관에 대한 국민 여론이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점도 대통령실의 고민거리다. 지난 9월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를 즉각 거부했을 때와는 다른 상황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국민 정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해임건의안에 대해 즉각 거부 의사를 밝힐 경우 마치 ‘정부 책임은 없다’는 식의 인상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역 없는 국정조사와 대통령의 공식적 사과를 촉구했다.

고(故) 이지한 씨 부친이자 협의회 대표인 이종철씨는 “국정조사는 참사의 구조적 원인을 밝히고, 정부가 2차 가해·재발 방지와 안전 대책을 세우는 과정”이라며 “법적·행정적 책임까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성역 없이 충분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동성 김승연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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