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내년 초 남북 간 사회문화, 인도, 교역 부분의 민간단체 협력이 재개될 수 있도록 당국 간 협력의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13일 밝혔다.

권 장관은 또 “북한이 도발을 멈추도록 꾸준히 설득하면서 남북 당국간 접촉이 시작되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 간담회를 갖고 2023년도 중점 업무추진 방향을 공개하면서 “아주 소소하고 낮은 단계라고 해도 북한과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조치들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부터 ‘윤석열표’ 탈북민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도 밝혔다. 권 장관은 “분절적으로 관리돼 온 탈북민 관련 정보를 취합해 위기징후를 선제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분석 시스템을 개발하고 종합적인 서비스를 즉각 지원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 로드맵 ‘담대한 구상’에 대해선 “담대한 구상의 동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이행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외교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집중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 장관은 이어 “북한 호응 시 (담대한 구상을) 즉각 추진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권 장관은 특히 “담대한 구상의 이행력을 높이기 위해선 국제적인 공조와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통일부도 기회가 된다면 직접 발로 뛰면서 대북제안을 조율하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그러면서도 북한의 7차 핵실험 등 무력 도발에 대해선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권 장관은 “북한이 만약 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전례 없는 수준의, 그리고 되돌리기 어려운 억제와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권 장관 취임 이후 약 7개월 만에 이뤄졌다. 권 장관은 “남북관계 단절로 인한 아쉬움이 더 큰 시간이었고 통일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간담회에서 ‘북한이 최근 우리 측 훈련에 맞대응하는 식의 도발을 하고 있다’는 질의에 “북한이 계산해서 의도적으로 도발하는 측면이 있다”며 “우리 훈련은 방어적 훈련으로 지금껏 해왔던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칙으로서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은 지켜나가야 한다”며 “북한이 그런 핑계로 우리 훈련에 대응해 도발하더라도 우리가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그간 남측에 요구해온 한·미 연합훈련 축소나 중단에 대해 일축한 것이다.

또 ‘북한이 군축 카드를 협상 복귀 조건으로 내걸 수 있다’는 질의엔 “정부의 궁극적 목표는 북한 비핵화, 한반도 비핵화”라며 “군축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고 기존 정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한 도발을 자제시킬 중국 역할론에 대한 당부도 나왔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가장 크게 의존하는 국가는 중국”이라며 “중국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해 지금보다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권 장관은 내년 초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권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일명 ‘당대표 차출설’에 대해선 “답변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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