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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항의했다 추방된 美 육상선수…50년만에 복권

“조국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 본 후 차려 자세로 있을 수 없었다”
추방됐던 두 명 중 한 명은 이미 별세… 50년만의 복권 이뤄져

1972 뮌헨올림픽 시상대에서 딴청을 피우는 콜렛(왼쪽)과 매슈스. 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1972년 뮌헨하계올림픽 당시 미국 육상선수 빈스 매튜스에게 내린 올림픽 영구 추방 징계를 50년 만에 해제했다. 75세 고령으로 이미 현역을 은퇴한 매튜스는 뒤늦게 나마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

13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는 매튜스가 앞으로 올림픽 행사에 참가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IOC의 서한을 받았다고 밝혔다.

매튜스는 2010년 먼저 세상을 뜬 동료 웨인 콜렛과 뮌헨올림픽 육상 남자 400m 결승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콜렛은 은메달을 수상했다.

IOC는 그러나 시상식 당시 두 선수가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질 때 ‘딴청 피우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당시 콜렛은 자신의 양손을 엉덩이에 가져다 댔고, 매튜스는 수염을 어루만진 후 팔짱을 끼고 짝다리를 짚고 선 자세를 취했다. 또 매튜스는 시상대에서 내려오면서 메달을 빙빙 돌리기까지 했다. 관중석은 이처럼 시상식을 마치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이들을 향해 야유를 보내며 비난했다.

콜렛과 매튜스는 시상식 다음날 자신들의 행동을 해명했다. 콜렛은 “지난 6~7년간 국가가 연주될 때 난 차려자세(부동자세)를 취했지만, 조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니 떳떳한 양심을 지니고는 더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행동이 인종차별을 비판하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매튜스도 이에 동의하며 “부동자세로 선 사람들은 우리도 그렇게 하기를 기대하고 또 우리 주변의 일들을 잊기를 바란다”면서 “그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콜렛과 매튜는 모두 흑인 선수였다.

그러나 에이버리 브런디지 당시 IOC 위원장은 두 선수를 올림픽에서 영구 추방했다. 두 선수와 같은 미국 출신이었던 브런디지 위원장은 “시상식에서 메달을 수여할 때 온 세계가 두 선수의 역겨운 표현을 지켜봤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한동안 언론의 취재 요청을 거절해 온 매튜스는 이번 IOC의 복권 결정에 대해 소회를 t혔다. 그는 NBC스포츠의 기자와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내 올림픽 출전은 50년 전에 끝났고, 수십 년간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펼쳐왔다”며 “‘과거를 회고하는 것에 더 이상 관심이 없다면, 당신은 옳은 일을 한 것’이라는 말에 따라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내 인생에서 옳은 일은 미래를 바라보고 나아가는 것이지, 과거를 돌아보는 건 아니다”라며 50년 전 일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매튜스와 콜렛이 촉발시킨 ‘올림픽에서의 정치적 의사 표현’ 문제는 지금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IOC는 지난해 도쿄하계올림픽 기간 동안 선수들이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등에서 미디어를 상대로 자신의 관점을 표현하거나 공식 기자회견, 소셜 미디어 채널에서 견해를 밝힐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국가 연주 차례 때나 시상대에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것에 대한 금지는 유지돼 이를 위반하면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류동환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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