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거창사건’ 소멸시효 적용 안돼…배상 소송 가능”

대법원의 법원 깃발이 펄럭이는 모습. 권현구 기자

과거사 정리위원회 활동이 끝나고 한참 뒤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거창 사건’ 피해자 유족들이 배상받을 길이 열렸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거창 사건으로 숨진 피해자 유족 A씨 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에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거창 사건은 1951년 경남 거창군 신원면 일대에서 한국 육군 11사단 병력이 3일 동안 지역주민 수백 명을 사살한 일을 말한다. 1996년 1월 ‘거창사건 등 관련자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조치법’(거창사건법)이 제정되면서 사망자 및 유족 결정이 이뤄졌는데, 이때 A씨 등도 유족으로 인정됐다.

A씨 등은 2017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1·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한인 장기소멸시효가 이미 지났다는 이유에서였다. 법원은 과거사정리법에 따라 설치된 정리위원회 활동이 끝난 2010년 6월 30일부터 3년 내에 A씨 등이 권리를 행사했어야 한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았다고 보고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헌법재판소가 2018년 8월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과 중대한 인권침해·조작의혹 사건 피해자의 국가배상 청구권에 대해서는 장기소멸시효 적용이 배제된다”고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대법원은 “거창사건은 시기와 성격상 ‘한국전쟁 전후 불법적으로 이뤄진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에 해당한다”며 “위헌 결정 효력에 의해 장기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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