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막힌 스타트업… 내년 투자 큰 폭으로 줄어든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벤처 투자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벤처기업들은 자금난에 빠져들었다. 돈줄이 마른 스타트업들은 몸값을 낮춰 투자를 받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14일 ‘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점검 및 대응 방안’ 보고서를 발표하고 “경기 불확실성과 고금리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하면서 올해 3분기 벤처캐피탈 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40.1%나 급감했다”고 밝혔다. SGI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벤처캐피탈 투자 규모는 1조2525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 2조364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내리막이다. 특히 2분기(1조9111억원) 이후 분위기가 확 꺾였다.


플랫폼 벤처기업의 임원 A씨는 “상반기 이후 벤처 투자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돈 흐름을 따라 투자하는 곳들도 많았는데 지금은 너도나도 관망세다. 투자에 몸을 사리는 분위기”라면서 “그나마 있는 투자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벤처보다 수익을 내기 유리한 곳으로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 벤처캐피탈의 관계자는 “최근 업계 분위기가 후속 투자보다 초기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후속 투자 경우 투자금액 단위가 크기도 하고, 시장 위축상황에서 회수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파이가 작아진 게 맞다”고 했다.

SGI는 정부지원금 축소, 긴축 통화정책 등으로 내년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벤처기업은 정책지원금과 은행대출 의존도가 높다. 2020년 기준으로 벤처기업의 신규 자금 중 64.1%가 정책지원금, 28.2%가 은행대출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내년 정책자금과 모태펀드 예산을 각각 19.6%, 39.7% 줄였다. 그만큼 벤처로 흘러들어갈 돈이 줄어든 것이다. SGI는 “벤처기업은 외부자금에 대한 만성적인 초과수요 상태인 경우가 많다. 자금 공급이 줄어들면 빠른 속도로 자금난을 겪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몸값을 낮춰서라도 투자를 유치하는 사례가 잇따른다. 한 플랫폼 기업은 최근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를 당초 기대보다 4분의 1수준으로 평가 받았다. 지난해 1조원 정도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는 후속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몸값을 2000억원 수준으로 낮춰 매각을 추진 중이다.

SGI는 정책금융의 ‘경기 역행적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SGI 김경훈 연구위원은 “향후 경기둔화 국면에서 정책금융 규모를 일정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면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규제 완화를 통한 활성화 같이 다양한 형태의 벤처 투자자금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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