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버텼는데…불경기 덮치며 희망퇴직 받는 면세점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에서 이용객이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면세점이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3년여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면세업계에 고환율, 경기침체 위기까지 닥치면서다. 최근 여행 수요가 살아나고 있지만 중국의 해외여행이 재개되지 않고 있어 본격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은 대리급 이상 직원 가운데 근속연수 15년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 조건에 해당하는 직원은 롯데면세점 인력의 약 15% 수준인 160여명이다. 롯데면세점은 희망퇴직자에게 25개월치 통상임금, 직책수당, 일시금 20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중‧고교나 대학을 다니는 자녀가 있는 퇴직자에게는 최대 2000만원의 학자금도 준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위기 극복을 위해 사업구조 개편, 해외사업 확장 등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다. 하지만 국내 다점포 전략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하고, 면세사업권 입찰·갱신 등 환경 변화에 따라 조직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의 희망퇴직은 1980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결정타는 코로나19다. 팬데믹으로 촉발된 면세업계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환율, 경기침체라는 악재가 겹쳤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누적 영업손실이 533억원에 달했다. 지난 6월에는 코엑스점의 특허 갱신을 포기하고 12년 만에 영업을 종료하기도 했다.

엔데믹에 돌입하면서 관광·여행 수요가 살아나고 있지만, 면세업계가 피부로 느끼는 강도는 다르다.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돌아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해외여행 봉쇄령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업황이 좋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다 내년부터 인천공항공사에서 임대료 감면 혜택을 종료할 예정이다. 면세업계는 “여객 수는 늘었지만 면세품 인도장 매출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며 우려한다.

한편 롯데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실적 부진 계열사를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8일부터 희망퇴직 대상자를 모집 중이다. 2020년 3월에 첫 희망퇴직을 단행한 지 2년9개월 만이다. 10년차 이상 또는 50세 이상 직원 1300여명을 대상으로 한다. 롯데쇼핑은 지난 3분기 백화점, 마트 등이 좋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하이마트 부진으로 951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거뒀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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