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신 UAE 편든 中…이란 대통령 “시진핑에 유감”

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중국·아랍국가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악수하고 있다. 지난 7~10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시 주석은 10일 중국으로 돌아갔다. AFP연합뉴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와 영유권 분쟁 중인 섬에 대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입장에 유감을 표명했다. 시 주석이 영유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UAE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란 정부는 13일(현지시간) 라이시 대통령이 이날 테헤란을 방문한 후춘화 중국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시 주석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계기로 발표된 중국·아랍 국가 간 공동성명 내용의 일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지난 9일 중국과 걸프 협력위원회(GCC) 회원국들이 발표한 공동성명은 영유권 분쟁 중인 섬 3개에 대한 문제를 두고 “국제법에 따라 양자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UAE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란과 UAE는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의 섬 아부무사·톰베쿠착·톰베보조르그의 영유권을 놓고 수십 년 간 대립해왔다. UAE는 1971년 영국이 점령을 끝내고 철수하는 틈을 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섬을 점령했다며 반환을 촉구해 왔지만 이란은 3개 섬이 원래부터 자국 영토였다는 입장이다.

라이시 대통령은 중국이 참여한 공동성명이 이란 국민과 정부를 불안하게 했다면서 중국 정부의 명확한 해명을 진지하게 요구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후 부총리는 라이시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는 전했다. 후 부총리는 라이시 대통령에게 “중국은 이란이 외세의 간섭에 반대하고 주권과 영토 보전, 국가 존엄을 수호하는 것을 굳건히 지지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후 부총리는 지난 10월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중앙정치국 위원 24인에 들어가지 못한 채 권력에서 밀려난 인물이다. 시 주석이 후 부총리를 오랜 기간 최고 우방으로 여겼던 이란에 보낸 것은 중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밀착하는 가운데 이란과 거리 두기를 지속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시 주석은 지난 7일 사우디를 방문해 교역 확대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후 이집트·팔레스타인·수단·쿠웨이트 등 총 10개국과 양자 정상회담을 하며 아랍권과의 관계를 다졌지만 이란은 찾지 않아 중국의 입장 변화를 시사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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