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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술을 넘어선 하나님의 치유기적…“사람이 할 수 없는 것, 하나님이 행하신다”

권혁태 서울대병원 교수 “내 지식으로 하나님 제한하려 했던 것 회개…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겠다”

권혁태 교수가 지난 10일 서울대병원에서 가진 국민일보의 인터뷰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죽음과 삶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을 돌보는 의사들은 생명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어떻게 느낄 수 있을까. 환자를 간절하게 살리고 싶었지만 무기력하게 손을 내려놔야 하는 경우도 있고, 도저히 살리기 어렵다고 포기했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나는 경험도 있을 것이다.

“사람이 할 수 없는 것을 하나님이 행하시는 것을 많이 본다”고 고백하는 의사가 있다. 바로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권혁태(50) 교수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가진 권 교수는 “기적을 볼 때가 가끔 있다”며 두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권 교수는 “지금 대학 2학년이 된 한 청년이 어렸을 때 원인을 알 수 없는 패혈증으로 장기가 망가져 의학적으로는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고 했는데 살아나서 지금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며 “나의 지식으로 하나님을 제한하려고 했던 것을 많이 회개했다”고 간증했다.

또 한가지 사례는 이렇다. “교회 고등부 수련회에 갔었는데 당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발목을 심하게 삐어 응급처치를 하고서 쉬어야 된다고 했는데 그 학생은 ‘하나님을 너무 찬양하고 싶다’며 막 뛰면서 찬양하는 것이었어요. 걱정이 됐는데 다음날 너무 멀쩡한 걸 보고 놀랐습니다.”

인간의 지식과 경험을 넘어서는 하나님의 놀라운 치유 능력을 전하는 권 교수의 눈가가 어느새 촉촉해졌다.

권혁태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권 교수의 블로그 첫 페이지에는 “질병을 보지 않고 사람을 보는 의사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있어 눈길을 끈다. 이런 슬로건을 내건 이유가 궁금했다.
“가정의학과의 진료 철학인데요. 의사의 길을 걷기로 했을 때 따뜻한 의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환자를 대할 때 질병의 원인을 찾기 위해 장기를 보는 게 아니라 사람 자체를 볼 줄 알아야 하고 전인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속적인 진료를 위해 환자가 이전부터 걸어왔던 길이 중요하고, 혼자 사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가족을 포함한 커뮤니티 공동체 내에서 볼 줄 알아야 합니다.”

권 교수는 현재 경기도 분당 지구촌교회(최성은 목사)에서 청소년부 마을장으로 섬기고 있다. 하나의 셀을 목장이라 부르고, 그 목장들의 집합체가 마을이다. 그는 청소년부 리더로, 학생들의 멘토로 다음 세대를 하나님께 인도하고 있는 그의 학창시절 신앙생활은 어땠을까.

“교인이 800명 정도 되는, 크지 않은 교회에 출석했습니다. 고등부에서 찬양을 인도하고 학생회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고3 때도 봉사활동은 못했지만 예배는 빠지지 않았습니다.”

권 교수의 신앙여정을 들으면서 교회의 다음세대 양육 문제로 대화가 이어졌다. 권 교수는 한국교회의 신뢰가 떨어지고 젊은 세대가 사라지는 이유를 “기존 신자들이 삶으로 보여주지 못한게 가장 크다”고 진단했다.

“아이들한테 크리스천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말로만 애기할 게 아니라 ‘아빠를 보면 하나님이 살아계시는 것 같아요.’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성경말씀과 삶이 일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시험기간이 되면 교회학교 결석률이 30~40%에 달합니다. 결국 부모들이 예배보다 시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학원에 보내는 거죠.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말씀 순종하는 것에 우선 순위를 두지 않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자라는데 교회에 대한 신뢰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크리스천으로서 삶과 직장에서 어떤 마음으로 임하는지 묻자 권 교수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려고 한다”며 “평소의 내 말과 행동이 어떠하냐에 따라 사람들이 판단할 것이다. 감사하게도 아직까지는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바쁜 병원생활에서도 금요일마다 크리스천들이 모여 기도하는 모임이 있다고 했다. 권 교수는 “가정의학과 내에서 삶을 나누고 기도 제목을 나누는 기도모임을 만들었다. 간호팀장과 함께 잘 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권혁태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권 교수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에 다녀왔다. 그의 관심분야인 디지털 치료기기 및 서비스, 헬스케어 시장의 트렌드와 향후 전망을 물었다.

“의료와 관련해서는 코비드(코로나19) 관련 비대면 영역이 제일 눈에 띠었고, 코로나 이후에 AI(인공지능) 머신러닝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를 관심있게 봤습니다. AI가 영상판독에는 많이 쓰이고 있는데 앞으로는 의료인들의 임상적 의사결정(CDSS)에 다양한 경우의 수가 제공되는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을까 전망합니다.”

권 교수는 “의사들이 진료기록을 남기는데 지금은 프리텍스트로 남긴다. 정형화된 틀이 아니고 약자도 많이 쓰기 때문에 의미있는 데이터로 바꾸는 작업이 어렵다”면서 “기계학습(머신러닝)이 고도화되면 획기적인 기술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료 기록을 빅데이터로 축적하고 자연어 처리를 해서 사람 손을 안 거치거나 덜 거치게 하는 작업이 진행되면 의사들이 임상적인 의사결정을 하는데 AI가 실수를 줄여주고 효율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지난해 12월 제6회 보건의료데이터 혁신포럼에서 스마트병원 선도사업 과제를 맡아 수행한 공로로 ICT 기반 의료정책 유공자로 선정돼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비만클리닉을 이끌고 있는 권 교수에게 새해를 맞아 비만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제일 중요한 건 지속가능성입니다. 내가 그것을 꾸준히 하느냐의 문제죠. 운동 열심히 할거야 하면서 안하던 운동을 매일 2시간씩 2~3달 한다고 해도 도중에 중단되면 소용 없습니다. 극단적인 방법으로 살을 빼면 요요가 생깁니다. 살 빼는 방법으로 나한테 맞는게 뭔지, 꾸준히 할 수 있는게 뭔지 알아보고 지속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권 교수는 연명치료 중단과 관련해 “의미없는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이 비성경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인공호흡기나 강심제 투여가 없었으면 자연스럽게 사망했어야 할 분을 억지로 붙들고 있는 것은 의미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삶의 질이 담보된 ‘건강수명’을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평균 수명 자체는 굉장히 길어졌는데 건강한 수명이 얼마나 길어졌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건강수명과 평균수명이 최대한 가까워야 하는데 건강하지 못하게 10~20년 살고 있는 게 현실이죠. 금연 절주 체중관리 건강검진 등으로 건강하게 늙도록 하는게 중요합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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